양산은 NO, 하지만 미래는 YES! 현대 옵시디언, 단순한 디자인 쇼를 넘어 ‘넥스트 현대’를 엿보다! 테슬라 보고 있나?

“현대차, 대체 어디까지 가려고?” 듣도 보도 못한 파격적인 디자인의 전기 스포츠카 콘셉트 ‘옵시디언(Obsidian)’이 최근 독일 뮌헨에서 열린 ‘2025 뮌헨 카 디자인 이벤트’에서 베일을 벗었다. 놀랍게도 이 미래형 자동차는 현대차가 독일의 한 대학교 학생 디자이너와 손잡고 탄생시킨 작품이다. 단순한 디자인 공부를 넘어, 현대차가 꿈꾸는 미래 전기 스포츠카의 모습과 브랜드의 다음 단계를 실험하는 야심찬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고 있다.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출처=2025 Car Design Event)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출처=2025 Car Design Event)


“각진 사이버트럭 저리 가라!” 훨씬 매끈하고 세련된 ‘웨지 스타일’

옵시디언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충격적’이다. 테슬라 사이버트럭처럼 전체적으로 쐐기(Wedge) 모양의 날렵한 실루엣을 가졌지만, 훨씬 부드럽고 정제된 라인이 돋보인다. 앞유리와 보닛이 마치 하나의 유리 조각처럼 매끈하게 이어져 덩어리감 있는 조형미를 뽐낸다. 여기에 현대차 전기차의 상징인 픽셀 스타일 LED 헤드램프가 “나 현대차 맞아!”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측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측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옆모습은 더욱 과감하다. 문손잡이도, 사이드미러도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예술 작품처럼 조각된 휠 아치와 사이드 스커트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뒷모습에는 거대한 디퓨저와 필요할 때만 솟아오르는 액티브 스포일러까지 갖춰 공기마저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전체적으로 문짝 5개짜리 쿠페형 해치백 스타일인데, 혼다의 ‘0 살롱’ 콘셉트카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훨씬 감성적이고 역동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했다는 평이다.

속은 아직 ‘비밀’, 하지만 겉모습만 봐도 ‘고성능 전기 괴물’ 포스!

아쉽게도 옵시디언은 디자인을 보여주기 위한 ‘정지된 모델’이라 실내나 구체적인 성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붉은색으로 짙게 틴팅된 창문 너머로 고급스럽고 넓은 실내 공간이 어렴풋이 느껴진다.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전면 후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전면 후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더 중요한 단서는 외관에 숨겨져 있다. 앞부분에 공기 흡입구가 없는 매끈한 디자인, 지붕 전체를 덮은 듯한 유리 캐노피, 그리고 바닥에 착 달라붙은 듯한 낮은 차체 비율은 이 차가 800볼트급 고전압 시스템을 사용하는 ‘순수 혈통의 전기차’임을 강력하게 암시한다. 어쩌면 도로 위를 소리 없이 질주하는 무시무시한 전기 스포츠카일지도 모른다는 상상력을 자극한다.

“학생 아이디어가 미래를 바꾼다?” 옵시디언 탄생 비화

이 놀라운 콘셉트카는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의 총괄 디자이너 에두아르도 라미레즈의 한마디에서 시작됐다. “현대차 고객들에게 다음 세대의 풍요로운 경험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뮌헨 응용과학대학교의 젊은 디자이너 도미니크 안더스가 나섰고, 여기에 전문 디자인 스튜디오와 인공지능(AI) 디자인툴 기업까지 힘을 보탰다. 단순한 졸업 작품이 아닌, 현대차의 미래를 건 진지한 실험이었던 셈이다.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측후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측후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현대차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젊은 디자이너의 통통 튀는 창의력을 마음껏 펼치게 하고, 미래 전기차 디자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했다.

당장 안 나와도 괜찮아, 현대차의 ‘큰 그림’이 더 기대되니까!

물론 옵시디언이 당장 도로 위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양산 계획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과거 현대차가 선보였던 ‘비전 N74’나 제네시스 ‘X 컨버터블’ 같은 꿈같은 콘셉트카들이 실제 양산을 고려할 정도로 발전했던 것을 생각하면, 옵시디언의 디자인 철학이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이 언젠가 현대차의 새로운 전기 스포츠카 라인업에 녹아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정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현대차 콘셉트카 옵시디언 정면 (출처=2025 Car Design Event)
옵시디언은 학생의 대담한 상상력과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미래 비전이 만나 탄생한 특별한 결과물이다. 사이버트럭보다 감성적이고, 혼다보다 역동적인 이 콘셉트카는 비록 지금은 그림의 떡일지라도, 현대차가 앞으로 그려나갈 짜릿한 미래를 기대하게 만드는 강력한 신호탄임이 틀림없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