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상징 GT-R 단종, 위기 속 꺼내든 닛산의 비장의 카드
SUV·전기차까지 ‘니스모 뱃지’ 부착... 2028년까지 라인업 2배 확대 선언
스카이라인 니스모 - 출처 : 닛산
2025년은 닛산에게 상징적인 전환점이 되는 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던 ‘GT-R R35’가 단종되면서 고성능 라인업에 커다란 공백이 생긴다. 하지만 닛산은 이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아 고성능 브랜드 ‘니스모(Nismo)’ 확장 전략으로 정면 돌파에 나선다.
기존 스포츠카 중심의 고성능 이미지를 SUV와 전기차까지 과감히 넓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성능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니스모를 단순한 튜닝 브랜드를 넘어,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를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성장 동력으로 재정의하려는 닛산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라인업 2배 확대 공격적 목표 제시
아리야 니스모 - 출처 : 닛산
닛산은 현재 5종 수준인 니스모 라인업을 향후 수년 내 10종으로 두 배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니스모 판매량 목표 역시 기존 약 10만 대에서 15만 대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목표 달성 시점은 2028년 말로 잡았다.
이러한 공격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닛산은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공동 개발을 통해 니스모 모델 출시를 앞당기는 등, 고성능 기술을 보다 빠르고 넓게 확산시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고성능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스포츠카 넘어 SUV 전기차까지
니스모의 영토 확장은 이미 시작됐다. 더 이상 스포츠카 마니아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중동 시장에서는 강력한 출력을 자랑하는 SUV ‘패트롤 니스모’가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본 내수 시장에서는 콤팩트 해치백 ‘노트 오라 니스모’가 판매 중이다.
특히 최근 공개된 순수 전기 SUV ‘아리야 니스모’는 닛산의 전동화 고성능 전략을 상징하는 핵심 모델로 꼽힌다. 이처럼 니스모는 각 지역별 시장 수요에 맞춰 SUV, 해치백, 전기차 등 다양한 차종으로 확장되며 ‘모터스포츠 감성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일상에서 즐기는 고성능을 표방하며 새로운 고객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스카이라인 니스모 - 출처 : 닛산
스카이라인과 GT-R 부활의 서막
향후 니스모 확대 전략의 핵심 카드로는 차세대 ‘스카이라인’이 거론된다. 2027년 출시가 예상되는 신형 스카이라인은 브랜드 전통인 후륜구동과 수동변속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져, 순수 내연기관의 감성을 담은 니스모 버전 출시 가능성이 매우 높게 점쳐진다.
한편, GT-R 역시 완전한 종말을 맞이한 것은 아니다. 닛산은 공식적으로 차세대 GT-R의 부활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미래에 니스모 기술이 집약된 궁극의 고성능 모델로 재등장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전설의 귀환이 언제가 될지 전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GT-R 이후의 시대, 닛산의 성능에 대한 정체성은 이제 니스모를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이번 전략은 글로벌 고성능차 시장에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닛산의 야심찬 선전포고다.
스카이라인 니스모 - 출처 : 닛산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