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부 비만이 심장 구조를 바꾼다… BMI보다 중요한 허리-엉덩이 비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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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배살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복부 비만은 단순한 체형 변화가 아니라, 심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특히 남성에게서 그 위험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 배’의 정체는 복부 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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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서 말하는 ‘이 배’는 흔히 맥주 배라고 불리는 복부 비만, 즉 내장지방이 복부 장기 주변에 쌓인 상태를 의미합니다. 내장지방은 단순히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을 넘어,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과 장기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지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지방은 동맥에 쌓여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BMI보다 중요한 허리-엉덩이 비율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만으로는 심혈관 위험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합니다. BMI는 체중과 키만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지방이 어디에 분포되어 있는지는 반영하지 못합니다. 반면 허리-엉덩이 비율은 복부에 지방이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보다 정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세계보건기구(WHO)는 남성 0.90, 여성 0.85 이상을 복부 비만의 기준으로 제시하며, 이 수치 이상일 경우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심장 구조에 나타난 미묘한 변화
연구진은 46세에서 78세 사이 성인 2,244명의 심장 MRI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BMI가 높은 사람들은 성별과 관계없이 심장 방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반면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에는 심장 근육이 두꺼워지고, 심장 내부 공간은 오히려 작아지는 변화가 관찰됐습니다.이러한 변화는 특히 남성에게서 더 두드러졌으며, 폐로 혈액을 보내는 우심실에서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조용히 진행되는’ 심장 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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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러한 심장 구조 변화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의 초기 심장 스트레스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심장 근육은 두꺼워지지만 내부 공간이 줄어들면, 한 번에 담아내고 내보낼 수 있는 혈액량이 감소합니다. 이는 심장이 제대로 이완되지 못하는 상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심부전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왜 남성에게 더 위험할까
연구진은 남성에게서 더 큰 변화가 나타난 이유로, 복부 비만이 더 이른 시기에, 더 심한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일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다만 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외부 전문가들 역시 내장지방이 전신 염증, 호르몬 불균형,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심장과 혈관에 특히 치명적이라고 평가합니다.
복부 비만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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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이 되는 습관으로는 다음이 꼽힙니다.
-주 2~3회 근력 운동
-하루 20~30분 걷기
-정제 탄수화물 줄이고 단백질 섭취 늘리기
-꾸준한 생활 리듬 유지
복부 비만은 단순한 외모 문제가 아니라 심장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위험 신호입니다. 특히 남성의 경우 그 영향이 더 빠르고 깊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체중계 숫자보다 허리둘레와 허리-엉덩이 비율에 한 번 더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작은 생활 습관 변화가 결국 심장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전략이 될 수 있습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