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넥쏘 앞세운 현대차, 판매량 79% 폭증하며 1위 수성
수소차 선구자 도요타의 몰락, 인프라 부족과 비싼 가격에 발목 잡혔나
디 올 뉴 넥쏘 / 사진=현대차
전 세계 수소연료전지차(FCEV) 시장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2025년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대비 24.4% 증가한 1만 6,011대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보였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현대차의 독주와 ‘수소차 원조’ 도요타의 처참한 몰락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과 중국 시장이 성장을 견인하는 동안,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 시장은 동반 침체를 겪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7년 만의 귀환, 넥쏘의 압도적 질주
시장의 판도를 바꾼 주인공은 단연 현대차 넥쏘다. 현대차는 2025년 총 6,861대의 수소차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78.9%라는 경이로운 성장률로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7년 만에 돌아온 2세대 신형 넥쏘가 있다.
2025년 6월 출시된 신형 넥쏘는 전 세계적으로 4,660대가 팔려나가며, 전년 동기 대비 3배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현대차의 전체 수소차 판매량의 68%에 달하는 수치다. 특히 국내 시장에서만 6,802대가 판매되어 전년 대비 84.4% 급증하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1회 충전 주행거리 720km, 150kW급 모터 출력 등 대폭 향상된 성능과 미래지향적 디자인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디 올 뉴 넥쏘 / 사진=현대차
속절없이 무너진 수소차 원조
반면, 한때 수소차 시장을 개척했던 도요타는 체면을 완전히 구겼다. 주력 모델인 미라이와 크라운의 합산 판매량은 1,168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39.1%나 급감했다. 안방인 일본 내수 시장에서조차 판매량이 37.3% 줄어든 430대에 머물렀다.
경쟁사인 혼다가 야심 차게 내놓은 수소·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결합형 모델 ‘CR-V e:FCEV’ 역시 185대 판매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으며 시장의 냉담한 반응을 확인했다. 기술력만으로는 시장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이 명확해진 셈이다.
인프라 부족에 발목 잡힌 선진국
토요타 2세대 미라이 / 사진=토요타
일본뿐만 아니라 다른 선진국 시장의 상황도 암울하다. 유럽 시장의 넥쏘와 미라이 판매량은 총 566대로 전년보다 23.1% 감소했다. 미국 역시 혼다의 신차 출시에도 불구하고 도요타 미라이의 판매 부진으로 전체 시장이 37.7%나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동반 침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턱없이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꼽힌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에 따르면 유럽 전역의 수소 충전소는 고작 270개에 불과하다. 이는 63만 개가 넘는 전기차 충전소와 비교조차 민망한 수준이다. 높은 차량 가격과 총소유비용(TCO) 부담 역시 수소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래는 상용차에 달렸나
이런 상황 속에서 도요타는 결국 승용 수소차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모양새다. 최근 도요타의 나카지마 히로키 기술 책임자는 “미라이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실패를 인정하며, 앞으로는 수소 연료전지 개발의 초점을 상용차로 전환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정해진 노선을 오가는 상용차가 충전소 구축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2025년 수소차 시장은 현대차의 약진과 중국의 정책 효과로 외형적 성장을 이뤘지만, 인프라라는 거대한 장벽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결국 2026년은 각국 정부의 정책 안정성과 인프라 확충 속도가 수소차 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디 올 뉴 넥쏘 / 사진=현대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