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 9천 대 팔리던 인기 모델의 몰락, EV3 등장 이후 판매량 70배 격차
단산 소식에 고민 깊어진 예비 오너들, 재고차 구매 전 반드시 확인할 조건은
니로 EV / 기아
기아의 소형 전기 SUV 니로 EV가 국내 시장에서 조용히 퇴장한다. 2018년 첫선을 보인 후 약 8년 만의 일이다. 한때 실용적인 전기차의 대명사로 불렸지만, 이제는 재고 소진 후 판매 종료 수순을 밟는다. 가파른 판매량 급감과 강력한 경쟁 모델 EV3의 등장, 그리고 태생적인 플랫폼의 한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지금 남은 재고 차량을 구매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일까?
니로 EV의 하락세는 예고된 수순에 가까웠다. 2022년 2세대 출시 첫해 9,194대를 기록했던 판매량은 이듬해 7,161대로 줄었고, 2025년에는 295대까지 곤두박질쳤다. 불과 3년 만에 97% 가까이 증발한 셈이다.
특히 2026년 1월과 2월을 합쳐 단 8대가 팔렸다는 점은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니로 EV 실내 / 기아
판매량 70배 격차, EV3는 이미 알고 있었다
니로 EV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다름 아닌 같은 집안의 EV3였다.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EV3는 2025년 한 해에만 2만 대 이상 팔려나가며 소형 전기 SUV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같은 기간 니로 EV 판매량(295대)과 비교하면 약 70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격차다.
소비자들의 선택이 내연기관 파생 모델이 아닌 전용 전기차로 완전히 옮겨갔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공간 활용성, 주행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전용 플랫폼이 주는 만족감이 더 컸다.
니로 EV / 기아
태생적 한계, 재고 구매 전 확인할 조건들
단순히 가격만 보고 섣불리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니로 EV는 하이브리드, 순수 전기차 모델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이는 설계상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64.8kWh 배터리 용량과 401km의 복합 주행거리는 일상용으로 부족함 없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용 플랫폼 모델들이 더 넓은 실내 공간과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내세우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니로 EV / 기아
만약 당신이 4천만 원대 예산으로 소형 전기 SUV를 고민 중이라면, 즉시 출고 가능한 니로 EV 재고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단종 모델이라는 꼬리표가 붙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구매를 결정하기 전, 향후 부품 수급의 용이성과 중고차 가격 방어, 사후 서비스(AS) 정책의 연속성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결국 니로 EV의 국내 단산은 한 모델의 퇴장을 넘어, 국내 전기차 시장의 무게 중심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기아는 니로 브랜드를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재편하고, 전동화 전략은 EV3와 같은 전용 전기차 라인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남은 재고는 누군가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지만, 그 기회를 잡기 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니로 EV / 기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