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10년 만에 부활하는 혼다의 야심작

어코드 플랫폼으로 개발 비용 줄이고 스바루 아웃백 고객 뺏어온다는 전략



혼다가 과거 실패를 겪었던 모델을 다시 꺼내 들었다.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크로스오버로, 특정 경쟁 모델을 정조준한다.

과거 단종의 아픔을 겪은 ‘어코드 크로스투어’의 개념이 부활하는 배경에는 경쟁사 ‘스바루 아웃백’의 선전과 ‘하이브리드’ 중심의 미래 전략이 맞물려 있다. 10년 전과는 시장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판단이 깔렸다.

혼다 고객들이 스바루 아웃백으로 떠나는 배경





내부 자료는 혼다의 움직임을 설명한다. 2020년부터 2025년까지 혼다를 떠난 고객이 가장 많이 선택한 차량 상위권에 스바루 아웃백이 꾸준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는 혼다 판매망에서도 아웃백과 직접 경쟁할 모델이 필요하다는 요구로 이어졌다. 세단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전통적인 SUV의 높은 차체까지는 원하지 않는 고객층을 공략할 카드가 없다는 지적이다.

가칭 ‘어코드 SUV’는 이 틈새를 노린다. 기존 어코드 플랫폼을 활용하면 개발 비용을 줄이면서 넓은 실내 공간과 실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과거 어코드 크로스투어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까



새로운 크로스오버는 어코드 세단의 긴 차체를 기반으로 지상고를 높이고 대형 해치를 적용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세단의 안정적인 승차감과 SUV의 넓은 적재 공간을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는 과거 ‘어코드 크로스투어’의 콘셉트와 유사하다. 하지만 크로스투어는 독특한 후면 디자인 때문에 시장의 외면을 받았다. 미국 시장 출시 첫해 판매량은 약 2만 8,851대에 그쳤고, 결국 2015년 단종 수순을 밟았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세단보다 크로스오버가 대세로 자리 잡은 시장이다. 혼다가 디자인 완성도만 높인다면 과거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9년 생산, 하이브리드 심장을 얹는다



신형 어코드 크로스오버의 구체적인 생산 시점은 2029년 중반으로 거론된다. 생산 기지로는 차세대 어코드 세단이 생산될 미국 오하이오주 메리스빌 공장이 유력하다.

파워트레인 역시 차세대 어코드와 공유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중심이 될 전망이다. 혼다는 203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하이브리드 모델 15종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아직 생산이 공식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 다만 어코드 기반 크로스오버가 현실화한다면, 스바루 아웃백이 사실상 독점해 온 왜건형 SUV 시장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