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공세인 줄 알았더니 ‘옵션’ 보고 계약, 경차 왕국 일본에 균열

생애 첫차부터 세컨드카 수요까지 흡수하며 절묘한 현지화 전략 성공



중국산 자동차가 일본 경차 시장에서 이례적인 초기 흥행을 기록했다. BYD가 출시한 경형 전기차 ‘라코’가 그 주인공이다. BYD 오토 재팬에 따르면 라코는 출시 약 2주 만에 누적 주문량 1,002대를 기록하며 현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단순한 저가 공세로 치부하기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계약의 80%가 최상위 트림에 쏠렸고, 구매자층 또한 폭넓게 나타났다. 그 배경에는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고봉밥’ 수준의 편의 사양이 자리 잡고 있다.

저가 모델 대신 최고 사양에 계약이 몰린 배경





라코의 초기 계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소비자 선택이 고가 트림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전체 주문의 약 80%가 최상위 트림인 ‘300 프리미엄’에 몰렸다. 이 모델의 가격은 249만 7,000엔(약 2,215만 원)이다.

이는 라코의 초기 흥행을 단순한 ‘가성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게 만든다. 소비자들이 가장 저렴한 모델보다 편의 사양이 풍부한 상위 모델을 압도적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가격과 함께 차량의 상품성을 꼼꼼히 따져본 결과로 풀이된다.

경차 규격에 프리미엄급 옵션을 담았다







BYD는 일본의 경차 규격이라는 틀 안에서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좁은 주차 공간이 많은 현지 환경을 고려해 양방향 전동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했다. 이는 경차급에서는 보기 드문 사양으로, 승하차 편의성을 크게 높였다.

주행 보조 기능도 적극적으로 탑재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과 비상 제동 시스템(AEB)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경제성을 앞세우면서도 안전과 편의를 놓치지 않으려는 시도가 일본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인 셈이다.

생애 첫차부터 세컨드카 수요까지 흡수했다





라코의 구매 고객층은 특정 수요에 한정되지 않았다. 기존 차량을 교체한 소비자가 35.7%, 세컨드카 등 추가 구매 고객이 37.5%로 나타났다. 생애 첫 차로 라코를 선택한 비율도 26.8%에 달했다.

이는 기존 운전자뿐 아니라 자동차 시장에 처음 진입하는 젊은 층까지 사로잡았다는 의미다. 만약 당신이 도심 주행 위주의 실용적인 세컨드카를 고민한다면, 라코와 같은 경형 전기차는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선택지다. 이처럼 라코는 다양한 구매 목적에 모두 부합하며 초기 수요 기반을 폭넓게 다지는 데 성공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