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30만 부 팔린 화제의 소설 원작, 기억과 사랑에 대한 애틋한 질문
추영우·신시아 주연 한국판 ‘오세이사’, 청춘 멜로 감성으로 재탄생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30만 부를 돌파한 일본의 인기 소설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가 스크린에 다시 한번 펼쳐진다. 일본판 영화에 이어, 라이징 스타 추영우와 신시아가 주연을 맡은 한국판 리메이크가 연말 극장가를 찾는다.
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이하 ‘오세이사’)는 매일 아침이면 전날의 기억을 모두 잃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소녀 한서윤(신시아 분)과, 그런 그녀의 곁을 묵묵히 지키며 매일 새로운 기억을 선물하는 소년 김재원(추영우 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로 주목받은 김혜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매일 리셋되는 사랑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매일 아침, 전날의 기록을 더듬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서윤의 모습으로 막을 연다. 사고로 인해 얻게 된 선행성 기억상실증. 그녀는 유일한 친구 최지민(조유정 분) 외에는 이 비밀을 숨긴 채 씩씩하게 학교생활을 이어간다. 반면, 재원은 특별한 존재감 없이 조용한 학교생활을 보내는 평범한 학생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버스 안에서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이후 재원은 친구를 괴롭히는 일진 정태훈(진호은 분)에게 맞서다, 괴롭힘을 멈추는 조건으로 서윤에게 고백하라는 황당한 제안을 받는다. 홧김에 시작된 고백이었지만, 서윤은 오히려 흥미를 느끼고 “안 하던 짓”을 해보겠다며 이를 받아들인다. 그렇게 시작된 계약 연애. 무뚝뚝하던 재원은 서윤을 만나며 점차 변해가고, 서윤 역시 매일 자신을 찾아오는 재원에게 마음의 문을 연다. 하지만 예기치 않게 데이트 도중 잠이 든 서윤으로 인해 재원은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원작과 다른 매력 한국판의 선택과 집중
한국판 ‘오세이사’는 원작 소설의 큰 줄기를 따르면서도 과감한 각색을 통해 차별화를 꾀했다. 원작에 등장했던 재원의 누나 서사를 삭제하고, 대신 어머니를 잃은 재원의 상처에 더 집중했다. 또한, 주인공들을 돕는 친구들의 비중을 늘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에 힘을 보태며 ‘청춘 멜로’라는 장르적 특성을 한층 강화했다. 이는 원작의 방대한 서사를 106분의 러닝타임 안에 효과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각색이 모두 성공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랑과 기억이라는 주제를 강조하기 위해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갑작스러운 전개는 관객의 감정선을 따라가기 다소 벅차게 느껴질 수 있다. 또한, 재원 캐릭터를 위해 체중 감량까지 감행했다는 배우 추영우의 노력이 무색하게 스크린에 비친 모습은 다소 건장해 캐릭터의 처절함이 덜 와닿는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아쉬움과 기대 공존 연말 극장가 통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분명한 매력을 지닌다. 고등학생으로 분한 추영우와 신시아는 풋풋하면서도 안정적인 케미스트리를 선보이며 잔잔한 설렘을 안긴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두 사람의 데이트 장면은 청춘 로맨스의 정석을 보여주며, 눈시울을 붉히게 만드는 엔딩 장면 또한 인상적이다.
원작 소설이나 일본판 영화를 먼저 접한 관객이라면 비교하는 재미를, 처음 접하는 관객이라면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 무난하게 빠져들 수 있을 것이다. 과연 한국판 ‘오세이사’가 일본 원작의 명성을 이어받아 차가운 연말 극장가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화는 24일 개봉하며, 상영 시간은 106분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