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디는 계속된다…방시혁·과즙세연부터 권은비까지
‘의정부고 졸업사진’ 풍자, 웃음 선사

사진=의정부고 학생자치회 인스타그램
경기 의정부고 학생자치회는 지난 21일 공식 SNS를 통해 2025학년도 졸업사진을 공개했다. 매년 졸업사진을 통해 시대를 반영한 ‘패러디 사진’을 선보여온 의정부고는 올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가장 큰 화제를 모은 콘셉트는 방시혁 의장과 BJ 과즙세연의 LA 베벌리힐스 동반 포착 장면. 지난해 유튜브 영상에 우연히 찍히며 화제를 모은 이 장면은 여러 예능에서 패러디됐고, 이번엔 의정부고 학생들이 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이를 완벽하게 재현했다. 방 의장을 흉내 낸 학생은 긴팔 상의에 베이지색 바지를 입고, 과즙세연 역할을 맡은 학생은 튜브톱과 짧은 치마, 단발머리 가발로 완성도를 높였다.

사진=의정부고 학생자치회 인스타그램
이 외에도 학생들은 최근 유행한 사회적 이슈와 인기 인물들을 다양하게 재현했다. ‘워터밤 여신’으로 주목받은 가수 권은비의 청색 핫팬츠와 비키니 톱 스타일,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캐릭터, 블랙핑크 로제, 팝스타 브루노 마스, 롤드컵 우승 주역인 페이커(이상혁) 등 다양한 캐릭터로 분장했다.
음식 브랜드를 활용한 아이디어도 빛났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콘셉트로 입에서 불을 뿜는 닭 캐릭터를 완성한 학생도 등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지난 4월 있었던 SK텔레콤 유심칩 해킹 사태를 풍자한 졸업사진도 등장해 시사 이슈에 대한 촌철살인의 감각을 보여줬다.

사진=유튜브 ‘I’M WALKING’
의정부고의 이 같은 졸업사진 전통은 2009년부터 시작됐다. 고3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그해의 사회, 문화, 연예, 정치 이슈를 분석해 캐릭터를 정하고, 패러디 의상을 직접 준비해 촬영에 임하는 방식이다. 해마다 화제가 되는 만큼 학생들은 이른 시기부터 졸업사진 콘셉트를 고심하며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높은 관심만큼이나 논란도 있었다. 과거 정치인을 패러디했다가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당하거나, 연예인을 풍자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기도 했다. 현재는 논란 방지를 위해 학생회와 교사들이 사전에 콘셉트를 조율한 뒤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유쾌한 코스튬과 재치로 웃음을 전한 의정부고 졸업사진. 온라인에서는 “매년 기대하게 되는 전통”, “이 정도면 시사 풍자 능력 시험 봐야 할 듯”이라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