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북극성’ 등 대작 제치고 타임지 선정 ‘올해의 K드라마’ 2위 차지
국내선 조용했지만 해외선 극찬... “인간의 회복력 다룬 수작” 호평 쏟아져
티빙 오리지널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예고편 캡처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국내의 아쉬운 성적표와는 별개로 해외에서 뜨거운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은 ‘2025년 최고의 한국 드라마 TOP 10’을 발표했다. 놀랍게도 2위에 티빙의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이름을 올렸다. 이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폭싹 속았수다’의 바로 다음 순위이며, 전 세계적 기대를 모았던 ‘오징어 게임’ 시즌3와 전지현·강동원 주연의 ‘북극성’ 등 쟁쟁한 글로벌 대작들을 앞지른 결과다.
이뿐만이 아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선정한 ‘올해의 한국 드라마’ 리스트에서도 ‘폭싹 속았수다’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티빙 오리지널 ‘내가 죽기 일주일 전’ 예고편 캡처
외신이 주목한 섬세한 감정선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청춘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삶의 의욕을 상실한 채 은둔형 외톨이로 지내던 24살 정희완(김민하 분) 앞에, 6년 전 세상을 떠난 첫사랑 김람우(공명 분)가 저승사자로 나타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죽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희완은 람우와 함께 기상천외한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실행해 나가며 잊고 있던 삶의 의미를 되찾고,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는 과정을 밀도 높게 담아냈다.
티빙 오리지널 ‘내가 죽기 일주일 전’ 포스터
외신들은 이 작품이 죽음을 다루면서도 삶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독창적인 방식과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에 높은 점수를 줬다. 타임지는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K-드라마가 보여줄 수 있는 카타르시스와 치유의 정점”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살고 싶지 않던 인물이 점차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을 매우 구체적으로 그려냈다”며 “단순 로맨스가 아닌 인간의 회복력에 관한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연출을 맡은 김혜영 감독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타임지는 “자칫 감정 과잉에 빠지기 쉬운 설정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정서적으로 완벽한 균형을 유지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고교 시절의 풋풋한 첫사랑의 기억과 현재의 트라우마를 교차시키는 연출이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고 덧붙였다.
흥행 부진 딛고 역주행 신화 쓸까
사실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은 지난 4월 공개 당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수백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들 사이에서 시청 시간이나 화제성 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작품을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눈물 콧물 쏟으면서 봤다”, “오랜만에 만난 인생 드라마”, “공명과 김민하의 케미가 미쳤다” 등 호평이 꾸준히 이어졌다.
국내에서의 미미한 성과와 달리 해외 유력 매체들의 연이은 호평은 이례적이다. 쟁쟁한 작품들을 제치고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K드라마’ 2위에 오른 ‘내가 죽기 일주일 전’이 이 기세를 몰아 국내에서도 ‘역주행 신화’를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