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틱톡 캡처
최근 육식 다이어트(Carnivore Diet)가 체중 감량 효과로 주목받고 있지만, 건강에 미칠 위험성이 크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육류와 동물성 식품만 섭취하는 극단적인 식단이 단기적으로는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신장 질환, 심장병, 대장암 등의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다.
미국 미시시피주에 거주하는 안젤리나 마리(30)는 육식 다이어트를 통해 6개월 만에 28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탄수화물을 완전히 배제하고 가공식품 섭취를 중단한 채, 오로지 육류와 동물성 식품만을 섭취했다. 마리는 “육식을 시작한 지 7일 만에 5kg이 빠지는 등 눈에 띄는 효과를 경험했다”며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줄고 피부도 개선됐다”고 주장했다.
그의 하루 식단은 정오까지 금식을 유지한 후 베이컨을 곁들인 스크램블드에그, 가리비 요리 등을 첫 끼로 섭취하며, 저녁에는 스테이크나 돼지고기 볶음, 닭 날개 등을 먹는 방식이다. 하지만 그는 ‘카니보어 플루(Carnivore Flu)’라는 부작용도 경험했다고 전했다. 이는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으로, 두통, 설사, 메스꺼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사진=뉴욕포스트 캡처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따르면, 고단백 식단은 신장 질환이 있는 사람의 신장 기능을 악화시키고, 단백질 노폐물 배출을 방해할 수 있다. 신장 결석은 신장 내부에 칼슘과 옥살산이 결합하여 형성되는데, 육류 위주의 식단은 이 과정을 촉진해 결석 위험을 높인다.
영국 국민건강보험(NHS)은 “과도한 육류 섭취는 심장병과 대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려면 식물성 식품과 함께 육류를 적절히 조절해 섭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생성 이미지
하버드대 연구팀이 20만 명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붉은 육류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사람들은 가장 적게 먹는 사람들보다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62% 더 높았다. 또한 옥스퍼드 대학 연구에서는 붉은 육류를 하루 50g 추가 섭취할 때마다 심장병 위험이 1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터 윌렛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영양학 교수는 “육식 다이어트는 단기적으로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식단”이라며 “육류 위주의 식단은 대장암, 심장 질환, 신장 결석 등의 위험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육류만 섭취하면 식이섬유,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과 같은 필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없게 된다”며 “이러한 영양소는 장 건강뿐만 아니라 면역력 유지와 암 예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인 식단보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체중 감량을 원한다면 살코기, 달걀, 생선 등의 동물성 단백질과 함께 콩, 견과류 등의 식물성 단백질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먹어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충하며,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는 대신 통곡물 위주의 건강한 탄수화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