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운동, 무엇이 먼저여야 할지 과학이 답했다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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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위해 꼭 지켜야 할 두 가지를 꼽으라면 대부분은 수면과 운동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완벽히 챙기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 무엇이 더 우선일까요? 최근 발표된 대규모 연구는 이 질문에 대해 의외의 답을 내놓았습니다.

수면과 운동, 늘 부족한 현실

연구에 따르면 성인 중 상당수는 권장되는 수면 시간과 신체 활동량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일 7~9시간의 수면과 하루 8,000보 이상의 활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습니다. 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더 해야 할까, 잠을 더 자야 할까”라는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연구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호주 플린더스대학교 연구진은 약 7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제 생활 속 데이터를 장기간 분석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매트리스 아래 수면 센서를 통해 수면 시간과 수면의 질을 측정했고, 스마트워치를 통해 하루 걸음 수를 기록했습니다. 연구진은 하룻밤 수면이 다음 날 활동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 그 반대의 경우는 어떤지를 살폈습니다.

연구 결과: 영향력은 한쪽으로 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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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수면이 운동에 미치는 영향이 그 반대보다 훨씬 컸습니다.

특히 약 6~7시간 정도의 적절한 수면을 취했을 때, 다음 날 가장 많은 걸음을 걷는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또한 잠을 자는 동안 뒤척임이 적고, 깊고 안정적인 수면을 취한 날일수록 활동량이 더 많았습니다.

반면,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이 움직였는지는 그날 밤 수면의 질이나 시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많이 걸은 날이라고 해서 잠을 더 잘 자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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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수면이 에너지 회복과 호르몬 균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잠이 부족하거나 질이 낮으면 피로가 누적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다음 날의 움직임과 운동 의지를 떨어뜨립니다. 반대로 충분히 회복된 상태에서는 특별한 의식이 없어도 활동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우리의 일상에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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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운동을 하면 잠이 잘 온다”는 통념에만 의존하기보다, 잠을 먼저 챙기는 전략이 더 현실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움직여도 수면 환경과 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수면 문제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면 개선을 위해서는,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침실을 어둡고 시원하게 유지하기,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유지하기 같은 기본적인 수면 위생 관리가 중요합니다.

건강을 위해 운동과 수면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이것부터 챙기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수면과 운동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파트너입니다. 하지만 과학은 분명히 말합니다. 잘 자야 더 잘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요.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