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음란 방송 논란 휩싸인 한국인 유튜버, 항소심에서도 ‘징역형 집행유예’

태국 현지에서 음란 생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녹화영상 캡처
태국 현지에서 음란 생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 사진 = 녹화영상 캡처
동남아시아 현지에서 음란 생방송으로 논란이 됐던 한국인 유튜버 A씨(2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0일 수원지법 제5-1형사항소부(김행순, 이종록, 홍득관 판사)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하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1심 선고가 지나치게 가볍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형량이 가볍다고 볼 수 없다”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자신의 방송 내용이 음란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해당 영상은 직접적인 성행위가 아닌 유사 성행위를 묘사한 것일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음란물의 기준은 미성년자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 엄격히 적용되어야 한다”며 “A씨의 영상물은 로그인만 하면 누구나 시청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음란물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재판부는 영상의 접근성이 높아 미성년자도 쉽게 시청할 수 있었던 점을 들어 A씨 측의 무죄 주장을 일축했다.

음란 방송 통해 후원금 챙겨…한국 대사관과 경찰청도 경고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3월까지 최소 5회에 걸쳐 태국 현지의 유흥업소에서 현지 여성들과 음란 행위를 하며 술을 마시는 장면을 자신의 개인 채널에서 생중계한 혐의를 받았다. 특히 그의 방송은 연령 제한 없이 이뤄져 미성년자들까지 무분별하게 접근할 수 있었으며, 방송 중 계좌번호를 공개하고 시청자들의 후원을 유도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시 CBS노컷뉴스는 한국 유튜버들이 태국 현지에서 음란 방송을 통해 후원금을 챙기는 사례를 단독 보도하며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관련해 주태국 한국대사관은 “한국인의 국격을 훼손시키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 달라”는 경고문을 발표했고, 경기남부경찰청은 본보 보도 및 제보 영상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5회분 방송 내용과 유사 사건 판례를 바탕으로 A씨의 방송에서 유사 성행위로 보이는 행동과 음담패설, 속옷 노출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수원지법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직접적인 성기 노출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음란성’이 인정된 사례로, 이는 음란물로서의 기준이 엄격하게 적용된 판결로 평가된다.

시민단체, “정부 심의 강화 촉구” 공동 성명 발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사이버감시단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는 공동 성명서를 통해 불법 음란 방송으로 인한 국격 훼손과 미성년자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의 심의 제도 강화와 수사 확대를 촉구했다. 이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접근성이 높아진 만큼 음란 콘텐츠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재와 심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판결로 A씨는 방송 활동에 제동이 걸렸으나, 전문가들은 향후 온라인 음란물에 대한 법적 심의 강화와 미성년자 보호 조치의 필요성을 재차 제기하고 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