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창사 이래 최대 위기 맞았다…축구 팬들 ‘치맥’으로 아쉬움 달래는 중

채널 ‘안정환19’
채널 ‘안정환19’
다가올 월드컵에서 ‘김성주·안정환’ 중계 콤비를 볼 수 없게 됐다. JTBC가 결국 월드컵 중계권 확보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축구 팬들의 아쉬움이 커지는 가운데, 방송가의 시선은 JTBC의 ‘선택’ 이면에 쏠린다. 이번 결정은 심각한 경영난, 천정부지로 솟은 중계권료, 그리고 거세진 OTT 경쟁이라는 세 가지 거대한 파도가 겹친 결과물이다. 단순한 중계 포기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는 방송사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위기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축구 팬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조 단위 누적 적자설까지…JTBC는 왜 흔들리나



표면적으로 드러난 팬들의 상실감과 달리, 내부 사정은 훨씬 복잡하다. JTBC는 수년간 이어진 콘텐츠 투자 대비 저조한 성과로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업계에서는 누적 적자가 1조 원에 달한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돈다. 실제로 JTBC는 최근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선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월드컵 중계권은 감당할 수 없는 사치였을 것이다. 한때 방송사의 위상을 상징하던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이제는 생존을 위협하는 ‘독이 든 성배’가 된 셈이다.
채널 ‘안정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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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중계권료, ‘황금알’에서 재앙의 씨앗으로

과거 월드컵 중계권은 막대한 광고 수익을 보장하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 그러나 상황은 완전히 변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요구하는 중계권료는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치솟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4년간의 중계권료는 2억 달러(약 2700억 원)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사 입장에선 이 비용을 광고로 회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무리해서 중계권을 따내도 적자를 피할 수 없고, 포기하면 시청자와 광고주를 모두 잃는 진퇴양난에 빠진다. 결국 JTBC는 ‘출혈’을 감수하는 대신 ‘포기’라는 현실적인 카드를 선택했다.

지상파도 버거운데 OTT 공룡까지 뛰어들었다

경쟁 환경의 격변도 JTBC의 결정을 부추겼다. 전통적으로 지상파 3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중계권료 부담을 나눠왔지만,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쿠팡플레이, 티빙 등 자금력을 앞세운 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중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며 판을 흔들고 있다.
이들은 월드컵뿐 아니라 K리그, 해외 축구 리그 등 핵심 콘텐츠를 독점하며 기존 방송사들을 압박한다. 이제 축구 한 경기를 제대로 보기 위해 여러 개의 앱을 구독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런 무한 경쟁 구도 속에서 JTBC는 스스로 백기를 들었다.

결국 JTBC의 월드컵 중계 포기는 한 방송사의 문제를 넘어 한국 미디어 산업 전체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팬들은 김성주·안정환 콤비의 부재를 아쉬워하면서도, 이제 각자 편한 플랫폼과 ‘치맥’을 즐기며 새로운 관람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격변의 시대, 미디어 공룡의 추락과 소비자의 진화가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