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고 전세 대신 ‘이곳’으로… 주거와 식사, 건강관리까지 해결하는 새로운 노후 대안

보증금 11억에 월 생활비 390만원, 단순 비용 이상의 가치가 숨어있었다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86세 배우 사미자가 노후 주거지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3년 전 남편의 실버타운 입주 제안을 반대했던 그가 최근 직접 시설을 둘러본 뒤 입주 의사를 굳혔다. 현재 거주 중인 60억 원대 용산 주택을 매물로 내놓은 뒤의 행보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그가 “마음이 돌아섰다”고 말하게 된 배경에는 주거 환경과 비용에 대한 현실적인 계산이 있었다. 단순히 시설이 좋다는 감상평을 넘어, 자신의 상황과 미래를 고려한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이 정도면 전세보다 낫다” 마음 바꾼 현장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사미자 부부가 방문한 곳은 최신 레지던스 형태의 고급 실버타운이었다. 이곳은 건강관리센터를 비롯해 헬스장, 도서관, 프라이빗 시네마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배우 노주현 역시 세컨드하우스로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편의 시설뿐만이 아니었다. 간호사와 바로 연결되는 비상 호출 시스템, 낙상 방지 센서 등 고령층을 위한 세심한 설계가 돋보였다. 이를 확인한 사미자는 “이 정도면 어디 전세보다 훨씬 낫다”며 감탄했다.

구체적인 비용도 공개됐다. 28평형 기준 보증금은 11억 7000만 원대, 하루 세 끼 식사를 포함한 월 생활비는 2인 기준 390만 원 수준이다. 사미자는 “애들하고 같이 살 생각은 없다”며 “남편이 없어도 혼자 올 것 같다”고 강한 입주 의지를 보였다.

18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 주관으로 열린 ‘2026 수도권공사 연구협의체 공동세미나’에 참석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인천도시공사(iH)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18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한국주거서비스소사이어티(KHSS) 주관으로 열린 ‘2026 수도권공사 연구협의체 공동세미나’에 참석한 경기주택도시공사(G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인천도시공사(iH) 관계자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주택도시공사 제공




자산 77%가 부동산인 노년층의 새로운 선택지



사미자의 선택은 최근 고령층의 고민과 맞닿아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가구 자산의 77.6%가 부동산에 묶여 있다. 이 때문에 집을 처분해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

과거에는 집을 줄여 전세로 옮기는 ‘다운사이징’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거와 식사, 건강관리까지 한 번에 해결되는 시니어타운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른다.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주택 매각 대금으로 보증금을 내고 남은 돈은 금융자산으로 굴려 생활비로 활용할 수 있다. 재산세 등 보유세 부담이 사라지는 것도 장점이다. 자녀에게 집을 물려주기보다 안정적인 노후를 택하는 이들이라면 충분히 고려할 만한 선택지다.

주거를 넘어 돌봄까지, 시장은 이제 시작



다만 국내 시니어 주거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다. 고령인구 대비 보급률은 0.12%로, 미국(4.8%)이나 일본(2.0%)에 비해 현저히 낮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배우 사미자(86)가 실버타운을 직접 둘러본 뒤 입주 의지를 드러냈다. 유튜브 채널 ‘오미자 말고 사미자’ 캡처


이에 따라 공공 부문에서도 논의가 활발하다. 최근 수도권 도시공사들은 공동주택이 단순 주거를 넘어 이웃 간 돌봄과 공동체 가치를 담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기존 아파트 경로당을 다양한 시설과 연계된 ‘시니어 라운지’로 바꾸거나, 노후 임대주택을 리모델링해 통합돌봄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제시된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주거 정책이 돌봄과 인구 문제를 해결할 생활 기반 시설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