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보다 먼저 가야 한다”
지금 가장 예쁜 철원 가을 풍경

사진=철원고석정꽃밭, 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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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철원이라고 하면 대개 억새나 단풍을 떠올린다. 그런데 차창 밖으로 넓은 들판이 보이기 시작하면 생각이 달라진다. 초록빛 산자락 아래로 분홍·빨강·보라색 꽃이 파도처럼 이어지고, 산책로를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느려진다. 강원 철원 고석정꽃밭은 ‘꽃 몇 송이 보고 돌아오는 곳’이 아니다. 꽃밭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눈앞의 색이 계속 바뀌는, 가을 하루를 통째로 사진첩에 담아 가는 여행지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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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밭 하나 보러 철원까지 가는 이유

고석정꽃밭은 넓은 들판에 가을꽃을 가득 심어 놓은 철원의 대표 계절 명소다. 코스모스와 천일홍, 촛불맨드라미, 가우라, 핑크뮬리 등이 구역마다 다른 색을 만들며 이어진다. 멀리서 보면 분홍빛 꽃밭이 한 장의 배경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꽃마다 높이와 색감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좋은 점은 특정 포토존 하나만 보고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꽃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다음 구역에서는 붉은 맨드라미가, 또 다른 쪽에서는 가볍게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기다린다. 어디에 서도 사진이 나오지만, 카메라보다 먼저 꽃길을 천천히 걷는 편이 이곳을 더 잘 즐기는 방법이다.

분홍빛 꽃밭을 배경으로 인물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꽃 바로 앞에 붙기보다 산책로 중간에서 한두 걸음 뒤로 물러나 보자. 꽃과 하늘, 멀리 보이는 산까지 한 화면에 들어와 훨씬 시원한 사진이 완성된다.
사진=철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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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에는 꽃길, 늦은 오후에는 금빛 들판

고석정꽃밭은 빛에 따라 분위기가 꽤 달라진다. 오전에는 선명한 꽃색이 잘 담기고, 한낮에는 푸른 하늘과 넓은 꽃밭이 어우러져 가장 화사하다. 조금 더 차분한 사진을 원한다면 늦은 오후가 좋다. 햇빛이 낮아지면서 분홍과 붉은 꽃잎에 금빛이 더해지고, 평범한 산책 장면도 영화의 한 컷처럼 보인다.

사람이 많은 주말에는 입구와 대표 포토존부터 서두르기보다, 먼저 외곽 산책길로 가는 편이 낫다. 넓은 꽃밭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포인트를 먼저 둘러본 뒤, 한 바퀴 돌아오며 마음에 든 꽃밭에서 사진을 찍으면 동선이 한결 여유롭다.

2026 고석정꽃밭은 10월 31일까지 운영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며, 입장권은 오후 6시에 마감된다. 해 질 무렵 방문할 계획이라면 매표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조금 일찍 도착하는 편이 좋다. 일몰 시간과 안전 상황에 따라 운영시간은 달라질 수 있어 출발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면 된다.
사진=철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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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깡통열차 타고, 꽃밭 밖 철원까지

걷는 것이 부담스럽거나 아이와 함께라면 깡통열차를 타 보는 재미도 있다. 꽃밭 안을 달리며 넓게 펼쳐진 색을 감상할 수 있어, 걸을 때와는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꽃밭 안에는 먹거리와 철원 농특산물 부스,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어 꽃구경 뒤 잠시 쉬어 가기 좋다.

일정을 조금 더 넉넉하게 잡았다면 꽃밭 바로 옆 고석정도 함께 들러볼 만하다. 계단을 내려가면 한탄강 물길과 고석바위, 정자가 어우러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꽃밭의 화려한 색을 보고 난 뒤 거친 바위와 강물을 마주하면, 철원이 왜 가을 드라이브 여행지로 사랑받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사진=철원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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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의 꽃은 단풍보다 먼저 끝난다

고석정꽃밭은 ‘언젠가 가야지’ 하고 미루기보다, 꽃이 가장 풍성한 10월에 바로 떠나는 편이 좋다. 날씨와 개화 상황에 따라 풍경의 밀도가 달라지고, 계절이 지나면 그 넓은 들판의 색도 다시 바뀐다. 그래서 이곳은 같은 철원을 여행해도 10월에만 만날 수 있는 장면에 가깝다.

서울에서 출발해 꽃밭을 걷고, 고석정의 강바람을 맞고, 철원 오대쌀로 지은 밥까지 맛보는 하루. 멀리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새로운 가을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주말에는 단풍 명소 대신, 분홍빛 들판이 끝없이 이어지는 철원으로 방향을 틀어도 좋겠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