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도 선택한 테슬라 모델 X, 오너들은 왜 ‘주행성능’엔 열광하고 ‘품질’엔 냉담할까?

최근 방송인 박명수가 전통적인 명차 마이바흐를 처분하고 선택해 화제가 된 테슬라 모델 X. 그의 선택은 이 차가 가진 극명한 두 얼굴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실제 오너들은 모델 X의 주행 만족도에 10점 만점에 9.9점이라는 찬사를 보내면서도, 품질 만족도에는 7.4점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립니다. 슈퍼카의 성능과 미래적 경험, 그리고 고질적인 단점이라는 ‘애증’의 평가를 동시에 받는 이 SUV의 실체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테슬라 모델 X 측정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X 측정면 (출처=테슬라)


“9.9점의 황홀경”… 슈퍼카를 품은 SUV

오너들이 모델 X에 열광하는 첫 번째 이유는 단연 압도적인 주행 성능입니다. 기본 모델조차 670마력의 힘으로 2.5톤이 넘는 거구를 단 3.9초 만에 시속 100km로 밀어붙이며, 고성능 ‘플레이드’ 모델은 제로백 2.6초라는 슈퍼카의 영역에 도달합니다. 내연기관 SUV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이 즉각적인 가속력과 정숙성이 오너들에게 황홀경에 가까운 주행 경험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테슬라 모델 X 팔콘윙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X 팔콘윙 (출처=테슬라)


여기에 하늘을 향해 열리는 ‘팔콘 윙 도어’와 전투기 조종석 같은 ‘파노라믹 윈드실드’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미래 모빌리티를 소유하고 있다는 특별한 만족감을 줍니다. 넉넉한 6~7인승 공간은 ‘패밀리카’로서의 실용성까지 갖춰 디자인과 거주성 항목에서도 9.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7.4점의 냉정함”… 1.3억짜리 차의 아쉬운 그림자

하지만 이 화려함 뒤에는 명확한 그림자가 존재합니다. 오너들이 ‘품질’ 항목에 냉정한 점수를 준 이유는 고질적으로 지적되는 차체 패널 간의 단차 문제와 일부 내장재의 마감 완성도 때문입니다.

테슬라 모델 X 측후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X 측후면 (출처=테슬라)
또한, 1억 3,500만 원부터 시작하는 높은 가격은 ‘가격 만족도’를 7.8점에 머무르게 한 주된 요인입니다. 특히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정책상, 가격이 8,500만 원을 초과하는 모델 X는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단 한 푼도 받을 수 없어 모든 가격 부담을 소비자가 져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체 불가능한 ‘경험’

결국 모델 X는 객관적인 단점을 감수하더라도, 이 차만이 줄 수 있는 주관적인 ‘경험’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는 소비자를 위한 차입니다. 박명수가 마이바흐의 완벽한 마감 품질 대신 모델 X의 기술적 혁신과 실용성을 택한 것이 바로 그 예입니다.
테슬라 모델 X 실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X 실내 (출처=테슬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가 스스로 진화하고, 오토파일럿이 장거리 운전의 피로를 덜어주며, 슈퍼차저 네트워크가 충전의 편의를 돕는 등 모델 X는 ‘움직이는 스마트 디바이스’에 가깝습니다.

결국 테슬라 모델 X는 완벽한 제품이 아닌, 특별한 경험을 파는 ‘콘텐츠’와도 같습니다. 오너들의 극단적인 평가는 이 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누군가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인생 차’가 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