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3보다 1,700만 원 저렴한 파격적인 가격으로 유럽 시장 먼저 공략

국내 소형 전기차의 긴 대기 기간에 지친 소비자들의 출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EV4 GT-라인과 EV2 GT-라인 / 기아
EV4 GT-라인과 EV2 GT-라인 / 기아


기아 EV3가 국산 전기차 시장의 월간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시선은 이미 다음 주자를 향하고 있다. 바로 기아 전기차 라인업의 막내, EV2다. 최근 유럽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EV2를 향한 기대감은 단순히 새로운 전기차가 나온다는 차원을 넘어선다. 합리적인 가격,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크기, 그리고 기존 소형 전기차 시장의 공급 부족 현상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맞물리며 국내 출시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과연 EV2는 어떤 매력을 가졌기에 한국 시장이 이토록 들썩이는 것일까.

유럽 시장 먼저 공략한 막내의 등장



EV2 / 기아
EV2 / 기아


기아는 유럽 법인을 통해 영국 시장에서 EV2의 사전 계약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콘셉트카 공개 이후 약 1년 만이다. EV2는 전장 4,060mm, 축간거리 2,565mm로 현대 베뉴와 비슷한 체급을 가졌다. 상위 모델인 EV3와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한 체급 작아졌지만, 전고는 비슷하게 유지해 소형 SUV 특유의 다부진 비율을 완성했다. 도심형 엔트리 SUV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한 셈이다.

작지만 알차게 채운 실내와 편의사양



실내는 기아의 최신 디자인 언어가 고스란히 담겼다. 전기차 전용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평평한 바닥을 구현해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공간 활용성을 확보했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362리터, 2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201리터까지 늘어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편의 사양이다. 12.3인치 계기판과 중앙 디스플레이, 5.3인치 공조 화면을 묶은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상위 모델 부럽지 않은 하이테크 감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생성형 AI 기반 음성 비서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디지털 키까지 탑재해 상품성을 대폭 끌어올렸다. 차급을 뛰어넘는 사양 구성은 EV2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EV2 실내 / 기아
EV2 실내 / 기아




EV3보다 1700만원 저렴한 가격 경쟁력



파워트레인은 전륜구동 싱글모터 방식이며, 배터리 용량에 따라 스탠다드(42.2kWh)와 롱레인지(61.0kWh) 모델로 나뉜다. 1회 충전 시 WLTP 기준 최대 주행거리는 약 452km 수준으로, 일상 주행은 물론 주말 나들이용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는 가격이다. 영국 시장 기준 시작 가격은 EV3보다 약 1,70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책정됐다. 이는 EV2가 유럽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 역할을 담당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기아의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출시 요구 빗발치는 국내 시장, 왜 망설이나



EV2 / 기아
EV2 / 기아


현재 기아는 EV2를 유럽 전략형 모델로 분류하고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대 캐스퍼 일렉트릭, 기아 레이 EV 등과의 판매 간섭을 우려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시장 상황은 기아의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다.

고유가 기조와 맞물려 전기차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인기 차종의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레이 EV는 지금 계약해도 9개월, 캐스퍼 일렉트릭은 최대 2년 이상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상품성을 갖춘 EV2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가뭄의 단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있지만, 소비자들의 거센 요구가 이어진다면 기아의 전략 수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