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출발했는데 판매량은 3배 차이, 국산 SUV 시장의 지각변동
‘도로에 너무 흔해서’… 잘 팔리는 쏘렌토의 의외의 단점과 싼타페의 반격 카드
국산 중형 SUV 시장의 두 거인, 기아 쏘렌토와 현대 싼타페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같은 그룹에서 비슷한 시기에 신차를 내놓았지만, 한 달 판매량이 3배 가까이 벌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성능이나 가격이 아닌, 오직 ‘디자인’이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두 차량의 성적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를 키웠다. 소비자들이 왜 쏘렌토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는지, 그 배경에는 판매량, 디자인, 그리고 하이브리드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얽혀있다. 단순히 한쪽이 더 좋다는 결론이 아닌, 각자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그 속사정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판매량 3배 차이, 운명을 가른 건 디자인이었다
숫자는 시장의 반응을 가장 정직하게 보여준다. 지난 4월 국산차 판매량을 보면 쏘렌토는 8,976대로 전체 1위에 올랐지만, 싼타페는 3,080대로 12위에 머물렀다. 같은 체급의 형제 차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격차다.
연간 판매량으로 보면 차이는 더 명확해진다. 2023년 쏘렌토는 국산차 최초로 연 10만 대 판매를 돌파했고, 싼타페는 5만 7천여 대에 그쳤다.
이러한 결과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싼타페의 파격적인 디자인이 꼽힌다. 각진 외관과 낮게 배치된 후면 램프는 개성이 강한 만큼 호불호도 크게 갈렸다. 반면 쏘렌토는 기존의 성공적인 디자인을 다듬는 방향을 택해 폭넓은 연령층에게 안정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여졌다.
하이브리드 인기가 격차를 더 벌렸다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해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6만 9,862대가 팔리며 국내 1위를 차지했으나,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4만 3,064대에 머물렀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 좋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몰리면서, 무난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쏘렌토가 더 큰 수혜를 본 것이다.
실제 유지비도 매력적이다.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복합연비는 15km/L 수준. 하루 40km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라면 현재 유가 기준 하루 4,500원 안팎의 기름값이 든다. 중형 SUV의 유지비로는 상당히 경제적인 편이다.
물론 쏘렌토의 압도적인 인기가 모두에게 정답은 아니다. ‘너무 흔한 차’라는 점은 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에게 단점이 될 수 있다. 반면 싼타페는 디자인 논란 덕에 오히려 할인 조건이 붙는 경우가 있어, 독특한 외관이 마음에 든다면 더 합리적인 구매가 가능하다. 각진 디자인이 제공하는 넓은 실내 공간과 적재 능력은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는 이들에게는 확실한 장점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