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송재림, 생전 마지막 작품 ‘멀고도 가까운’
1인 2역 도전한 마지막 작품, 12월 3일 공개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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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고(故) 송재림의 유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된 영화 ‘멀고도 가까운’이 오는 12월 3일 개봉한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그의 마지막 연기를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멀고도 가까운’(감독 최인규)은 과거의 트라우마로 10년째 자신의 LP바를 떠나지 못하는 남자 준호(박호산)가 죽은 연인을 닮은 손님들을 만나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옴니버스 영화다. 이 작품은 2024년 충무로 단편·독립영화제에서 촬영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미장센을 인정받았다.

사진=씨엠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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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세 편의 옴니버스로 구성돼 있다. 주인공 준호와 손님으로 등장하는 두 남자 동석과 동수(송재림), 그리고 세 명의 여성 수정·연주·은영(고은민)의 관계를 중심으로 현실과 환상이 교차되는 서사가 전개된다.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모티브로 한 라디오 프로그램 ‘정시내의 영화음악’을 주요 장치로 활용하며, 인물들이 서로 연결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여기에 1980년대를 대표하는 에프 알 데이비드의 ‘워즈(Words)’, 폴리스의 ‘에브리 브레스 유 테이크(Every Breath You Take)’,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 추억의 명곡들이 삽입돼 레트로 감성을 한층 더한다.

무엇보다 이번 작품은 고 송재림의 마지막 연기를 볼 수 있는 영화로 더욱 특별하다. 그는 극 중 연인을 찾아 LP바를 찾는 두 남자 ‘동석’과 ‘동수’를 1인 2역으로 연기하며, 감정의 미묘한 결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생전의 송재림은 작품을 통해 “인간의 외로움과 기억의 온기를 함께 담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씨엠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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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림은 지난해 11월 서울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39세. 현장에서는 A4 용지 두 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시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동료 배우들과 팬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졌다. 함께 출연했던 배우 박호산은 SNS를 통해 “이렇게 밝은 넌데 믿기지가 않네. 연락도 못 하고 챙기지도 못해 미안해”라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송재림은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해, 2012년 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투윅스’, ‘착하지 않은 여자들’, ‘우리 갑순이’,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우씨왕후’ 등 다양한 작품에서 안정된 연기력과 개성 있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또한 2014년부터 2015년까지 MBC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4에 출연해 배우 김소은과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추며 친근한 매력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또 다른 유작인 영화 ‘폭락’이 개봉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리고 오는 12월, 그의 진심이 담긴 마지막 영화 ‘멀고도 가까운’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팬들은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남은 배우”라며 그의 마지막 연기에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