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골든글로브 3관왕… 전 세계를 울린 감동 실화

‘백인 구원 서사’ 비판과 유가족의 폭로, 논란까지 알아야 진짜 보이는 영화

넷플릭스 영화 추천 그린북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추천 그린북 / 넷플릭스


아카데미 시상식 최고의 영예인 작품상을 거머쥔 영화. 전 세계적으로 3억 2천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과 비평을 모두 잡은 수작. 넷플릭스에서 영화 ‘그린북’을 발견했다면, 이 모든 수식어에 이끌려 망설임 없이 재생 버튼을 누를 것이다. 하지만 이 따뜻한 감동 실화의 이면에는 우리가 몰랐던, 혹은 외면했던 날카로운 논쟁도 숨어있다.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남자의 유쾌한 동행

영화는 1962년,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이탈리아계 백인 ‘토니 립’(비고 모텐슨)은 주먹과 입담으로 먹고사는 다혈질 운전사. 그런 그가 세계적인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 박사의 남부 투어에 운전사 겸 보디가드로 고용된다. 출신, 성격, 취향까지 모든 것이 정반대인 두 사람의 8주간의 여정은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두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유머와 감동의 조화다. 거침없는 토니와 고상한 돈 셜리가 사사건건 부딪히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웃음을 안겨준다. 한 영화 평론가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감독의 연출과 각본의 균형 감각이 탁월하다”며 “관객을 웃고 울리는 ‘로드 무비’의 정석”이라고 평가했다.
넷플릭스 영화 추천 그린북,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추천 그린북,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 넷플릭스


“역대급 케미”… 평단까지 홀린 두 배우의 인생 연기

‘그린북’의 성공은 두 주연 배우의 공이 절대적이다. 비고 모텐슨과 마허샬라 알리는 단순히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을 넘어, 마치 실제 인물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서로를 경계하던 눈빛이 점차 신뢰로 바뀌고, 어색한 침묵이 따뜻한 농담으로 채워지는 과정은 두 배우의 완벽한 호흡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해외 유력 매체들은 “두 배우의 연기 호흡과 감정 교류가 이 작품의 핵심 동력”이라며 “이들의 ‘케미’가 영화를 떠받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돈 셜리 역의 마허샬라 알리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의 정점을 증명했다. 영화 속 ‘켄터키 프라이드치킨’ 장면이나, 토니가 아내에게 보낼 편지를 돈 셜리가 다듬어주는 장면은 이들의 관계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영화 그린북 / 넷플릭스
영화 그린북 / 넷플릭스

“거짓의 교향곡” 쏟아진 비판과 논란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해 마허샬라 알리에게 남우조연상을 안겨준 이 영화는 그러나, 개봉 직후 거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돈 셜리 박사의 유가족들은 그들은 영화가 묘사한 두 사람의 우정은 “거짓의 교향곡(a symphony of lies)”이며, 영화가 셜리 박사의 삶과 가족 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했다고 주장했고, 비평계에서는 인종차별이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무식한 백인 주인공이 교양 있는 흑인을 통해 교화되고 성장하는 개인적인 드라마로 문제를 축소했다는 지적을 나타냈다.
그린북,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 넷플릭스
그린북,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 넷플릭스

논란을 알고 보면 더 깊어지는 영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린북’은 인종과 계급을 넘어선 두 남자의 우정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화려한 피아노 연주와 1960년대 미국의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는 덤이다. 이번 주말, 웃음과 감동이 모두 있는 잘 만들어진 영화 한 편을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에서 ‘그린북’을 선택해보자. 130분이 전혀 아깝지 않은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와플릭스 : “오늘 뭐 볼까?” 끝없는 고민은 이제 그만! 《뉴스와》가 넷플릭스 속 숨은 보석 같은 작품들을 대신 골라드립니다. 리모컨만 돌리다 하루를 날리는 일 없이, 확실한 재미와 새로운 발견을 보장합니다.
영화 그린북 포스터 / 넷플릭스
영화 그린북 포스터 / 넷플릭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