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과육의 피부염 유발 성분과 긴코톡신 위험
어린이 섭취와 가을철 은행 손질 시 주의사항

가을이면 길가에 떨어진 은행을 주워 볶거나 밥에 넣어 먹는 사람이 늘어난다. 고소한 맛과 쫀득한 식감 때문에 별미로 꼽히지만, 은행은 손질할 때와 먹을 때 각각 다른 주의가 필요한 식품이다.


은행을 만진 사람 90%가 응급실에 간다는 주장은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는 과육에 피부가 닿았는지, 씨앗을 얼마나 먹었는지에 따라 위험이 달라진다. 가을 산책길에서 열매를 주워 손질하려는 순간부터 주의할 점이 나뉜다.

은행 과육과 피부 자극

사진 : 은행 열매 / unsplash.com
사진 : 은행 열매 / unsplash.com
노란 열매처럼 보이는 바깥 조직과 먹는 씨앗은 위험 요인이 다르다. 과육에는 긴코르산 계열 성분이 있어 피부가 민감한 사람에게 가려움이나 붉은 발진, 물집을 일으킬 수 있다.
사진 : 장갑 끼고 줍기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장갑 끼고 줍기
과육이 터져 나온 액체가 피부에 묻거나 오래 남으면 접촉성 피부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이 없다가 시간이 지난 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은행을 직접 줍거나 손질한다면 장갑을 끼고, 과육이 묻은 도구와 작업 공간도 씻어야 한다.


손이나 팔에 과육이 묻었다면 비누와 흐르는 물로 가능한 한 빨리 씻는다. 가렵다고 계속 긁으면 피부 손상이 심해질 수 있다. 발진이나 물집이 심하거나 얼굴과 눈에 과육이 닿았다면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편이 안전하다.

익혀도 남는 은행 독성

껍질 안 씨앗에는 긴코톡신이 들어 있다. 비타민 B6의 작용을 방해할 수 있는 신경독성 성분으로, 많이 먹으면 메스꺼움과 구토, 복통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경련이나 의식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사진 : 은행 볶음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은행 볶음


날것으로 먹지 않고 충분히 익히는 것이 기본이지만, 가열만으로 독성 성분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볶거나 오래 끓였다는 이유로 많은 양을 먹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 성인도 한 줌씩 먹거나 매일 챙겨 먹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낫다.


어린이는 성인보다 적은 양에도 중독 증상이 생길 수 있어 간식처럼 주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확립된 안전 섭취량도 없다. 은행을 먹은 뒤 반복적인 구토나 심한 어지럼증, 경련, 의식 저하가 나타나면 기다리지 말고 119에 연락하거나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손질과 보관 때 확인할 점

과육을 제거할 때는 장갑을 착용하고 피부 노출을 줄인다. 딱딱한 껍데기는 호두까기 같은 도구로 조심스럽게 깨는 것이 좋다. 세게 두드리면 씨앗이 튀거나 손을 다칠 수 있다.
사진 : 과육 제거한 제품  / 생성형 이미지
사진 : 과육 제거한 제품
껍데기를 벗긴 은행은 팬에서 중약불로 저어가며 익힐 수 있지만, 익힌 색깔만으로 독성이 없어졌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껍데기째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가열 중 터질 수 있다. 손질이 부담스럽다면 과육을 제거한 제품을 고르는 방법도 있다.


남은 은행은 밀폐해 냉장 보관하고 오래 둘 때는 소량씩 나눠 냉동한다. 곰팡이가 피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은 먹지 말아야 하며, 어린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 건강식이라는 기대보다 과육 접촉과 섭취량을 먼저 살피는 것이 가을 은행을 다룰 때 필요한 기준이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