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 고기, 무조건 오래갈 줄 알았는데”
소고기·돼지고기 보관 기간 달랐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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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냉동실을 열었다가 한숨부터 나온다. 명절에 쓸 고기를 넣어야 하는데 빈자리가 없다. 지난달 할인할 때 사둔 삼겹살부터 언제 얼렸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소고기, 봉지째 꽁꽁 얼어붙은 닭고기까지 쏟아진다. 일단 꺼내보니 고기 표면에는 하얀 성에가 잔뜩 끼어 있다. 이걸 먹어도 되는 걸까.

냉동실에 넣었으니 괜찮을 것 같다가도, 한 달 넘게 묵힌 고기를 가족 식탁에 올리기는 찜찜하다. 그렇다고 멀쩡해 보이는 고기를 모두 버리자니 아깝다. 냉동 고기는 보관 기간뿐 아니라 얼리기 전 상태와 해동 방법까지 살펴봐야 한다. 추석 음식으로 냉동실이 가득 차기 전, 오래된 고기부터 확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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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 얼린 삼겹살, 버려야 할까? 의외로 중요한 것은 ‘온도’

냉동실에서 한 달을 보낸 삼겹살. 결론부터 말하면 한 달이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릴 필요는 없다.

고기를 영하 18도 이하에서 지속적으로 냉동했다면 미생물 증식이 억제돼 안전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냉동하기 전 신선도가 좋았고, 보관 중 녹았다 다시 얼지 않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미국 농무부(USDA)가 제시한 냉동육의 권장 보관 기간을 살펴보면 소고기·돼지고기 스테이크나 덩어리 고기는 4~12개월, 생고기 상태의 다진 고기는 3~4개월이다. 생닭은 통째로 얼렸을 경우 약 1년, 부위별로 나눴다면 약 9개월이 권장된다.

이 기간은 고기가 반드시 상하는 시점이 아니라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이다. 따라서 한 달 전 얼린 고기라도 냉동 전 상태와 보관 조건이 적절했다면 먹을 수 있다. 반대로 언제 얼렸는지 모르고, 중간에 해동됐는지도 확인할 수 없다면 기간만 믿고 먹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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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에 생긴 하얀 얼룩, 곰팡이일까? ‘냉동 화상’ 확인하세요

냉동실에서 꺼낸 고기 표면이 하얗거나 회갈색으로 변했다면 ‘냉동 화상’일 수 있다.

냉동 화상은 고기 표면의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건조해지는 현상이다. 고기를 비닐봉지에 대충 넣거나 포장이 느슨해 공기에 오래 노출되면 생기기 쉽다.

보기에는 찜찜하지만 냉동 화상 자체가 고기를 상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해당 부위가 질겨지고 맛이 떨어질 수 있다. 심하게 마른 부분은 잘라내고 조리하면 된다.

그렇다면 버려야 하는 고기는 어떻게 구별할까. 해동한 뒤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표면이 비정상적으로 끈적거린다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다만 냄새와 색깔만으로 안전성을 완벽하게 판단할 수는 없다.

특히 냉동하기 전부터 상했거나 실온에 오래 방치했던 고기는 얼렸다고 안전해지지 않는다. 냉동은 세균 증식을 억제할 뿐, 이미 상한 고기를 되살리는 방법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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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녹여야지” 싱크대에 꺼내뒀다면? 해동할 때 더 조심하세요

저녁에 고기를 먹으려고 아침부터 싱크대 위에 꺼내두는 경우가 있다. 속까지 꽁꽁 얼어 있으니 몇 시간쯤은 괜찮을 것 같지만, 이런 해동법은 피해야 한다.

고기 속은 얼어 있어도 표면은 먼저 녹는다. 실온에 오래 두면 겉면에서 세균이 증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간편한 방법은 냉장 해동이다. 전날 냉동실에서 꺼낸 고기를 용기에 담아 냉장고 아래쪽에 두면 된다. 육즙이 다른 식품에 닿지 않도록 밀폐하거나 받침 용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당장 조리해야 한다면 찬물 해동을 활용할 수 있다. 물이 새지 않는 봉지에 고기를 넣고 찬물에 담근 뒤 30분마다 물을 갈아준다. 전자레인지 해동 기능을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찬물이나 전자레인지로 해동한 고기는 곧바로 조리해야 한다. 따뜻한 물에 담그거나 실온에 밤새 방치하는 방법은 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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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동한 고기 다시 얼려도 될까? 무조건 안 되는 건 아니다

고기를 너무 많이 꺼냈다면 다시 냉동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된다. 냉장고에서 안전하게 해동했고 적절한 냉장 온도가 유지됐다면 조리하지 않은 상태로 재냉동할 수 있다. 다만 해동 과정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처음보다 맛과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찬물이나 전자레인지로 해동한 고기는 바로 조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남은 고기를 다시 냉동하려면 충분히 익힌 뒤 식혀서 보관해야 한다.

처음부터 고기를 한 끼 분량씩 나눠 얼려두면 이런 고민을 줄일 수 있다. 냉동용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담아 공기를 최대한 제거하고, 겉면에 고기 종류와 냉동 날짜를 적어두자.

추석을 앞두고 냉동실을 정리할 때는 오래된 고기를 무조건 버리기보다 보관 상태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만 냉동 이력이 불확실하거나 해동 후 이상이 발견된 고기는 아깝더라도 섭취하지 않는 편이 안전하다.

이번 추석에는 새로 산 고기를 냉동실에 밀어 넣기 전, 깊숙이 잠들어 있던 고기부터 꺼내보자. 냉동 날짜를 적어두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다음 명절에는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