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가격 실화?”… 전기차 시장의 판을 뒤흔들 현대차의 ‘작은 거인’이 온다

현대차의 저가형 전기차 출시 소식이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활짝 열기 위해 현대차가 마침내 칼을 빼 든 것이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2천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를 손에 쥐고,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과연 이 ‘작은 거인’은 전기차 시장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 놓을까?

‘가격 파괴’ 선언, 전기차 문턱을 허물다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단연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이 새로운 전기차의 시작 가격이 2천만 원대 후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이온’과 ‘코나 일렉트릭’ 사이의 빈틈을 파고드는 절묘한 포지셔닝이다.
현대차 베이온 (출처=현대차)
현대차 베이온 (출처=현대차)


이는 사실상 ‘월급을 모아 살 수 있는’ 현실적인 전기차의 등장을 의미한다. 높은 가격 때문에 전기차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 현대차는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시장의 주도권을 확실히 잡겠다는 복안이다.

이름은 ‘아이오닉 2’, 심장은 기아 EV2와 공유

새로운 주자의 이름으로는 ‘아이오닉 2(IONIQ 2)’가 가장 유력하게 떠오른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브랜드 ‘아이오닉’의 막내 격으로, 소형 SUV 시장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 EV2 콘셉트카 (출처=기아)
기아 EV2 콘셉트카 (출처=기아)


‘아이오닉 2’는 먼저 공개된 기아의 소형 전기차 ‘EV2’와 같은 ‘E-GMP’라는 뼈대를 공유한다. 이는 이미 아이오닉 5, EV6 등에서 검증된 뛰어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작지만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음을 의미한다. 심장 역할을 하는 배터리는 주행거리에 따라 58.3킬로와트시(kWh)와 81.4킬로와트시(kWh)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올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동차인가, 스마트폰인가? 차세대 두뇌 ‘플레오스’ 탑재

‘아이오닉 2’가 단순히 저렴하기만 한 전기차는 아니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개발한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Pleos)’를 탑재해 ‘움직이는 스마트 기기’로의 변신을 꾀한다.
현대차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 (출처=현대차)
현대차 차세대 소프트웨어 플랫폼 ‘플레오스’ (출처=현대차)


플레오스는 차량의 운영체제부터 인포테인먼트, 클라우드까지 하나로 묶은 통합 시스템이다. 덕분에 운전자는 스마트폰처럼 직관적인 화면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강력한 점은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이다. 서비스센터를 방문하지 않아도 차가 스스로 최신 상태를 유지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며 시간이 지날수록 똑똑해지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출격 준비 완료! 9월 뮌헨에서 첫선 보인다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이 차는 오는 2025년 9월,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IAA 모빌리티 쇼’에서 드디어 전 세계 최초로 모습을 드러낸다. 이후 2026년 중반부터는 유럽의 심장부인 튀르키예 이즈미트 공장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 유럽 시장부터 공략을 시작한다.
현대차 저가형 전기차 개발 (출처=현대차)
현대차 저가형 전기차 개발 (출처=현대차)


현대차는 이번 신모델을 통해 전기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경쟁의 판도를 바꾸고,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인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혁신적인 기술로 무장한 현대차의 새로운 도전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어떤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을지, 그 결과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