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까지 잡는다” 오르막과 내리막, 저단 기어의 마법
엔진브레이크 사용법을 모른다면 주목하자. 가파른 백화점 주차장이나 꽉 막힌 언덕길.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가 뒤로 ‘주르륵’ 밀리는 아찔한 경험은 초보 운전자에게 공포 그 자체다. 하지만 운전 고수들은 이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는다. 변속기 주변의 버튼 하나와 기어 레버 조작만으로 이 모든 상황을 여유롭게 해결한다. 내 차 수명과 안전을 동시에 잡는 그 비결을 파헤쳐 본다.“차가 겔겔”... 오르막길, ‘D단’이 정답이 아닐 때
대부분의 운전자가 자동변속기 차량을 운전할 때 ‘D(드라이브)’단 하나로 모든 주행을 해결하려 한다. 평지에선 문제없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은 예외다.
이럴 땐 망설이지 말고 기어 레버를 수동 모드(+, -)로 옮겨 1단이나 2단으로 고정해야 한다. 핸들에 달린 패들 시프트가 있다면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다. 일부 차량의 ‘스포츠 모드’ 역시 높은 엔진 회전수(RPM)를 유지해 강력한 힘으로 언덕을 밀어 올리게 돕는다.
이렇게 하면 변속기가 불필요하게 작동하는 것을 막아 과열을 방지하고, 내 차의 수명을 늘리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 된다.

‘오른발’의 자유 선언! 정체 구간 구세주 ‘오토홀드’
오르막길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끔찍한 정체 구간. 브레이크와 가속 페달을 쉴 새 없이 오가는 오른발은 금세 지친다. 뒤로 밀릴까 봐 바짝 긴장하는 것은 덤이다.이때 ‘오토홀드(AUTO HOLD)’ 버튼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다. 이 기능은 차가 완전히 멈췄을 때, 운전자가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자동으로 브레이크압을 꽉 잡아준다. 뒤로 밀릴 걱정? 1도 없다.

“기름 아깝다고?”... 내리막길, 생명을 살리는 ‘이것’
반대로 ‘지옥의 내리막길’에서는 풋브레이크(발로 밟는 브레이크)만 믿다간 큰일 난다. 미시령이나 대관령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내리막에서 풋브레이크만 계속 밟으면 어떻게 될까?브레이크 패드와 디스크가 불이 날 듯 과열되면서 마찰력을 잃어버린다. 결국 브레이크가 딱딱해지거나 쑥 들어가며 작동하지 않는 ‘페이드(Fade) 현상’이 발생한다. 생각만 해도 아찔한 이 상황을 막는 것이 바로 ‘엔진 브레이크’다.
사용법은 오르막과 비슷하다. D단 대신 기어 레버를 1단이나 2단, 혹은 ‘L(Low)’단으로 옮겨 기어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면 엔진의 저항력이 바퀴에 전달되며 풋브레이크 없이도 차의 속도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다.

즉,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동안에는 기름이 한 방울도 들지 않는다. 오히려 연비를 아끼고, 비싼 브레이크 패드 교체 주기까지 늘려주니 일석이조다. D단과 브레이크 페달이 운전의 전부는 아니다. ‘오토홀드’와 ‘저단 기어’ 활용법을 정확히 아는 것이야말로, 내 차와 내 안전을 동시에 지키는 고수의 지름길이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