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최대 시장 브라질서 시장 점유율 8% 돌파, 도요타 제치고 4위 등극
단순 수출 아닌 ‘철저한 현지화’ 전략… 성공 비결은 따로 있었다

현대자동차 도요타 로고 /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현대자동차 도요타 로고 /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남미 최대 자동차 시장인 브라질에서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일본의 거대 기업 도요타를 제치고 판매량 4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18만 3천여 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8%를 돌파한 것이다. 일본 브랜드가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는 글로벌 시장, 특히 신흥 시장에서 거둔 성과라 더욱 의미가 깊다.

브라질 공략의 핵심 현지 생산 체제



이번 성과의 일등 공신은 단연 ‘현지 생산’ 전략이다. 현대차는 상파울루주 피라시카바 공장을 통해 브라질 시장을 직접 공략했다. 이 전략은 복잡한 세금 구조를 가진 브라질에서 수입차 대비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게 만들었다. 또한, 불안정한 환율 변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반이 됐다.



현대자동차 HB20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HB20 / 사진=현대차





브라질 소비자들은 차량 구매 시 오랜 시간 기다리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즉시 출고 가능한 차량에 대한 수요가 높은 시장 특성을 정확히 파고든 것이다. 현대차의 현지 공장은 이러한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하며 판매량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 됐다.

HB20과 크레타 브라질을 사로잡다



현대 넥쏘 / 사진=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교
현대 넥쏘 / 사진=브라질 상파울루 주립대학교


정확한 차종 선택 역시 성공의 열쇠였다. 소형 해치백과 실용적인 SUV 수요가 높은 브라질 시장의 특성을 간파하고, 현지 전략 모델인 HB20과 글로벌 인기 모델 크레타를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HB20은 이름부터 ‘Hyundai Brazil’을 의미하는 브라질 전용 모델로, 출시 이후 누적 판매 130만 대를 넘어서며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소형 SUV 크레타 역시 50만 대 이상 판매되며 현대차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정 계층에 한정되지 않고 폭넓은 소비자층의 마음을 사로잡은 결과다.

현대자동차 크레타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 크레타 / 사진=현대차


미래를 향한 친환경 투자



현대차는 현재의 성공에만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탈탄소 정책을 강화하는 브라질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수소차와 전기차를 포함한 중장기 친환경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발 빠르게 대응했다.




아직 브라질 내 전기차 시장의 규모는 작지만,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움직인다는 인상을 심어주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구조적 변화의 신호탄인가



이번 성과로 현대차는 2020년 이후 6년 연속 브라질 시장 톱5 진입이 확실시된다. 자동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현대차의 성공은 브라질을 단순 수출 시장으로 보지 않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접근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다른 신흥 시장 공략에도 중요한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현대차가 브라질에서 써 내려가고 있는 성공 스토리가 일시적인 흐름을 넘어 구조적인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