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일본차의 전유물이었던 ‘내구성’, 20만km 넘나드는 주행거리가 증명하는 국산차의 저력
화려함 대신 기본기로 승부, 뛰어난 주행 안정성과 전국적인 정비 인프라가 만든 ‘믿음의 세단’
쏘나타 N-라인 / 현대자동차
“잔고장이 없으려면 일본차를 사야 한다.” 한때 자동차 시장에서 불문율처럼 여겨지던 말이다. 그러나 이제는 옛말이 됐다. 국내 도로 위에서 20만km, 30만km를 훌쩍 넘긴 주행거리 계기판을 달고도 여전히 쌩쌩하게 달리는 국산차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 중심에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있다.
20만km는 시작에 불과한 심장
쏘나타의 내구성을 뒷받침하는 핵심은 검증된 파워트레인이다. 특히 8세대(DN8) 초기 모델에 탑재된 자연흡기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오랜 시간 시장에서 다듬어진 이 조합은 운전자에게 ‘신뢰’라는 가장 큰 가치를 안겨준다.
복잡한 신기술 대신 완성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설계 덕분에 고장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실제 장기 보유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오일 같은 소모품만 제때 갈아주면 큰돈 들어갈 일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수치로 증명하는 성능보다, 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고주행 쏘나타들이 그 내구성을 몸소 입증하고 있다.
쏘나타 / 현대자동차
논란의 디자인 시간 지나니 재평가
출시 초기, 쏘나타의 전면 디자인은 ‘메기’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파격과 호불호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자 평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도로 위에서 흔히 보이는 다른 차들과는 다른 독특한 인상이 오히려 매력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스포티한 실루엣과 날렵하게 이어지는 리어 램프 라인은 지금 봐도 세련된 인상을 준다. 실소유자들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볼수록 질리지 않는다”며 유행을 과하게 타지 않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매일 마주하는 차일수록 질리지 않는 디자인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독일차 부럽지 않은 주행 안정감
쏘나타 실내 / 현대자동차
최신 3세대 플랫폼이 적용된 쏘나타는 주행 질감에서 뚜렷한 진화를 보여준다. 이전 세대 모델과 비교해 하체 세팅이 한층 단단하고 안정적으로 변했다. 고속도로 항속 주행이나 거친 노면에서도 차체 거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준다.
실내 정숙성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이다. 도심 주행에서는 엔진 소음 유입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고속에서도 풍절음 차단 능력이 뛰어나다. 아반떼의 경쾌함과 그랜저의 중후함 사이에서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낸 ‘웰메이드 세단’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걱정 없는 유지보수와 뛰어난 효율
전국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정비 인프라는 국산차의 가장 큰 무기다. 부품 수급이 원활하고 비용 부담이 합리적이라는 점은 장기 보유 시 체감되는 만족도를 크게 높인다. 이는 쏘나타가 ‘국민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수십 년간 유지해 온 핵심 배경이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의 압도적인 연비는 경제성을 더한다. 실주행에서 리터당 20km를 넘나드는 효율을 보여주며, 고속도로 정속 주행 시에는 25km에 육박하는 기록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사회 초년생의 첫 차부터 중장년층의 패밀리 세단, 영업용 차량까지 폭넓은 수요를 모두 만족시키는 올라운더의 면모다. 이젠 캠리, 어코드 등 일본 경쟁 모델과 비교해도 상품성과 내구성에서 우위를 점하며 국산 세단의 자존심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쏘나타 / 현대자동차
쏘나타 실내 / 현대자동차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