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하이브리드 판매량으로 신기록 달성.

수익성 격차 벌리며 폭스바겐 그룹마저 넘어선 비결은?

투싼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투싼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현대차가 연간 영업이익 20조 원을 돌파하며 독일의 거함 폭스바겐 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2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는 단순히 판매 대수를 넘어선 질적 성장을 의미하는 중요한 지표다. 현대차의 이러한 약진 뒤에는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낸 영리한 친환경차 전략과 성공적인 고급화, 그리고 견고한 SUV 라인업이 있었다. 어떻게 이런 극적인 반전이 가능했던 것일까?

전기차 주춤할 때 빛난 하이브리드



최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화두는 단연 전기차 수요 둔화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전략이 제대로 빛을 발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의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3만 9,597대로, 전기차 판매량 1만 9,040대의 두 배를 넘어섰다. 두 차종을 합한 친환경차 판매는 분기 기준 처음으로 6만 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충전 인프라 부족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를 선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로의 전환 과도기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전략이 단기적인 수익성과 판매 확대를 동시에 잡는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제네시스가 끌고 SUV가 밀었다



수익성 개선의 또 다른 축은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SUV 라인업이다. 제네시스는 G80, GV70, GV80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다. 이는 차량 한 대당 얻는 이익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SUV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3월 한 달간 RV(레저용 차량) 판매량은 2만 1,320대로 세단(1만 9,701대)을 앞질렀다. 특히 코나, 투싼, 싼타페 등 주력 SUV 모델들이 고른 판매 실적을 보이며 전체 성장을 이끌었다. 북미 시장에서 ‘올해의 차’ 유틸리티 부문을 수상한 팰리세이드의 사례는 현대차 SUV의 글로벌 상품성이 입증되었음을 보여준다.

단순 판매량이 아닌 질적 성장



이번 실적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폭스바겐과의 수익성 격차다. 2025년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에서 현대차그룹은 20조 5,460억 원을 기록하며 약 15조 3,000억 원에 그친 폭스바겐을 5조 원 이상 앞섰다. 영업이익률 역시 현대차가 6.8%로, 2.8%에 머무른 폭스바겐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폭스바겐이 미국의 관세 장벽과 중국 시장 부진으로 고전하는 동안, 현대차는 현지 생산 체제를 강화하고 재고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며 외부 충격을 최소화했다. 결국 양적 팽창에만 집중하기보다 내실을 다지는 질적 성장에 집중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현대차는 2분기부터 아반떼와 투싼의 완전변경 모델, 제네시스 GV90 등 굵직한 신차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친환경차와 고급 브랜드라는 두 날개를 단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