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가격은 최대 940만 원 내렸지만, 중고차 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여기에 배터리 결함 논란까지 더해지며 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와 BYD까지 가격 경쟁에 가세하면서 전기차 시장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당분간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모델Y / 사진=테슬라
테슬라모델Y / 사진=테슬라


테슬라가 주력 모델의 가격을 대폭 내리며 국내 전기차 시장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최대 940만 원이라는 파격적인 인하 소식에 예비 구매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복잡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급격한 가격 변동이 불러온 중고차 시장의 혼란, 그리고 끊이지 않는 배터리 결함 논란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사들의 맞대응까지 더해지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금이 과연 테슬라를 구매할 최적의 시기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신차는 싸졌지만 중고차 시장은 패닉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초 모델 Y 후륜구동(RWD) 모델의 가격을 5,299만 원에서 4,999만 원으로 내렸다. 고성능 모델인 모델 3 퍼포먼스는 6,93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무려 940만 원이나 인하했다. 보조금을 고려하면 실구매가는 더욱 낮아진다.

문제는 이러한 신차 가격 인하가 중고차 시장에 직격탄이 됐다는 점이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의 중고 시세는 이번 가격 인하로 인해 5% 이상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 상당수가 4천만 원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어, 연식과 주행거리를 고려하면 신차와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루아침에 자신의 차량 가치가 수백만 원씩 떨어진 기존 차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모델3 / 사진=테슬라
테슬라모델3 / 사진=테슬라




가격보다 무서운 배터리 결함 논란



단순한 가격 하락보다 소비자들의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더 큰 요인은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결함 논란이다. 일부 테슬라 차량에서 ‘BMS_a079’라는 오류 코드가 발생하며 충전 후 주행 가능 거리가 50km 내외로 급감하는 사례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현상이 2021년식 구형 모델뿐 아니라 최신 차량에서도 보고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정 배터리 공급사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결함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은 증폭되고 있다. 특히 보증 기간이 만료된 차량의 경우, 배터리 팩 전체를 교체해야 할 수도 있는데 이때 발생하는 비용은 수천만 원에 달해 소비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위험성 때문에 중고차 구매 심리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와 BYD 가세 끝나지 않은 가격 전쟁



전기차 가격 인하는 비단 테슬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최근 국내 시장에 상륙한 중국의 BYD까지 가격 경쟁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전반에 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높은 가격에 차량을 매입했던 중고차 업체들은 재고 평가 손실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테슬라의 이번 가격 조정이 새로운 트림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주행거리를 551km까지 늘린 모델 3 롱레인지 RWD 모델의 국내 출시가 임박한 만큼, 기존 모델의 재고를 소진하고 라인업을 재정비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는 앞으로도 추가적인 가격 변동 가능성이 남아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파격적인 할인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