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중국 시장의 절대 강자였던 폭스바겐, 전기차 경쟁에서 밀리며 3위까지 추락했다.

올해 20종 신차 출시라는 초강수로 반전을 노리지만, 현지 브랜드의 벽은 높아 보인다.

폭스바겐 아틀라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폭스바겐 아틀라스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중국 자동차 시장의 ‘절대자’로 군림하던 폭스바겐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현지 브랜드의 거센 도전에 밀려 1위 자리를 내준 것도 모자라, 이제는 3위까지 추락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폭스바겐의 몰락 뒤에는 전기차 시장 대응 실패, 가격 경쟁력 약화, 그리고 현지 브랜드의 약진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는 과연 통할 것인가.

왕좌의 붕괴, 3위로 밀려난 독일 거인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중국승용차협회(CPCA) 자료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10.9%까지 떨어졌다. 한때 20%에 육박했던 것을 생각하면 처참한 수준이다. 그 빈자리는 무섭게 성장한 현지 브랜드 BYD(14.7%)와 지리자동차(11%)가 차지했다. 10년 넘게 지켜온 왕좌가 허무하게 무너진 것이다.

ID. UNYX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ID. UNYX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시대, 대응에 실패하다



폭스바겐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단연 전기차다. 중국 시장이 급격하게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는 동안, 폭스바겐은 이렇다 할 대응을 하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4%나 급감했다. 반면 BYD 등 중국 브랜드들은 혁신적인 소프트웨어와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을 장악해 나갔다. ‘가성비’와 ‘첨단 기술’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20종 신차 투입, 마지막 승부수 통할까



BYD 아토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 아토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위기감을 느낀 폭스바겐 그룹이 칼을 빼 들었다. 올해 중국 시장에만 무려 20종의 신차를 쏟아붓는 대규모 공세를 예고했다. 주목할 점은 이 중 절반 이상이 순수 전기차라는 사실이다. 특히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XPeng)과 손잡고 개발한 순수 전기 SUV ‘ID. UNYX’가 기대를 모은다. 양사는 협력을 통해 통상 3~4년 걸리는 개발 기간을 24개월로 단축하며 속도전에 나섰다.

순수 전기차 넘어 EREV, PHEV까지



폭스바겐은 순수 전기차에만 ‘올인’하지 않는다. 라인업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내연기관을 발전기로 쓰는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도 함께 투입한다. 아우디 브랜드 역시 전기 세단 A6L e-트론 등을 선보이며 힘을 보탠다. 폭스바겐 그룹은 2030년까지 총 50종의 신에너지차(NEV)를 출시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도 세웠다.

이미 중국 내 신차 판매에서 신에너지차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거대한 파도 앞에서 뒤늦게 방향을 튼 폭스바겐의 대규모 투자가 과연 등을 돌린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 그 결과에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