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외면받던 경차 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60대 운전자와 자영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유가와 고물가 시대, 자동차 유지비 부담이 커지면서 나타난 예상 밖의 변화다.



한때 도로 위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는 듯했다. 소형 SUV와 전기차의 공세에 밀려 ‘경차의 시대는 끝났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하지만 2026년 5월,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판매량이 반등하며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예상치 못한 소비층이 있다. 특히 치솟는 고유가와 유지비 부담 속에서 60대 운전자들의 선택이 경차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다. 과연 어떤 이유로 이들은 다시 작은 차에 주목하게 된 것일까.

역대 최저 기록은 옛말, 유지비 부담에 다시 찾는다





불과 1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흐름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국내 경차 신차 등록 대수는 2만84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만5183대)보다 12.8%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7만4600여 대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러한 반등을 이끈 것은 단연 기아 모닝이다. 모닝은 같은 기간 7977대가 팔리며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무려 59.9%나 급증했다. 현대차 캐스퍼와 넓은 공간 활용성을 앞세운 기아 레이 역시 꾸준한 인기로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는 신차 가격 급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준중형 세단만 해도 3천만 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아졌다. 만약 당신이 최근 새 차 구매를 고민했다면, 훌쩍 뛰어오른 가격표 앞에서 망설였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고금리 할부와 비싼 보험료까지 더해지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이다.



고유가 시대, 60대와 자영업자가 경차를 선택한 진짜 이유



단순히 판매량만 늘어난 것이 아니다. 구매층의 변화가 더욱 눈에 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자료를 보면, 올해 1~4월 60대 소비자의 경차 구매는 지난해보다 26.8% 늘었다. 법인 및 사업자 구매 역시 18.9% 증가하며 뚜렷한 변화를 보였다.

이는 유지비 절감 수요가 특정 연령층과 직업군에서 커졌음을 의미한다. 은퇴 후 소득이 줄어든 세대나 매일 차량을 운행해야 하는 자영업자들이 연료비와 세금, 보험료 부담이 적은 경차를 합리적인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배달이나 단거리 영업, 출퇴근 용도로 경차를 찾는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금리 상황이 길어지면서 자동차 시장에서도 ‘실속 소비’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며 “경차는 유지비 부담이 가장 적은 선택지인 만큼 당분간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