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배터리로 주행거리 늘리고 수입차와 정면승부
900km 주행 EREV 모델 예고…지금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변수
압도적인 성능과 개선된 주행거리,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세 가지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이 조합이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조용한 관찰이 시작됐다.
490마력 성능 뒤에 숨은 배터리의 반전
성능 제원표는 국산 전기 SUV라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160kW 모터를 탑재해 상시 435마력(320kW)을 낸다. 여기서 부스트 모드를 활성화하면 최고출력은 490마력(360kW)까지 치솟는다. 웬만한 고성능 세단을 압도하는 수치다.강력한 성능은 개선된 배터리가 뒷받침한다. 기존 77.4kWh 용량의 배터리를 4세대 84kWh 제품으로 교체했다. 그 결과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9인치 휠 기준 400km에서 423km로 늘어났다. 350kW급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다. 장거리 출장이 잦거나 주말마다 교외로 나가는 운전자라면 이 18분이라는 숫자가 전혀 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7천만원대 가격이 수입 경쟁차를 정조준했다
일렉트리파이드 GV70 부분변경 모델의 시작 가격은 7,530만원이다. 전기차 세제 혜택이 적용된 금액으로, 여기에 국고 보조금 266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7천만원 초반대까지 떨어진다.이는 동급으로 꼽히는 BMW iX3, 아우디 Q6 e-tron, 벤츠 EQE SUV 등과 비교했을 때 확실한 가격 우위를 점하는 지점이다. 물론 브랜드 가치라는 무형의 자산을 고려해야 하지만, 제원 대비 가격 경쟁력만 놓고 보면 제네시스의 강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지금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단 하나의 변수
물론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부분변경 모델이기에 플랫폼이나 전체적인 실루엣에는 큰 변화가 없다. 전면부 디테일을 다듬고 실내에 일부 편의 사양을 추가한 수준에 그친다. 20인치 휠 선택 시 주행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드는 점도 여전한 과제다.하지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따로 있다. 제네시스가 2026년 말 GV70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모델 출시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총주행거리가 900km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파생 모델의 등장은 현재 모델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게 큰 변수로 작용한다.
결론적으로 순수 전기차의 정숙성과 즉각적인 응답성을 선호하며 도심과 중거리 운행이 잦다면 현행 모델은 충분히 매력적인 선택지다. 이 차는 ‘실수로 잘 만든’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제네시스가 다음 단계를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전략적 카드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