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서 1300만 대 팔린 베스트셀러, 차세대 모델 방향성 첫 공개
‘스포티한 진화’ 예고… 패스트백 스타일 디자인 적용 가능성은?
혼다의 간판 중형 세단 어코드가 중대한 변화의 갈림길에 섰다. 지난 50년간 ‘믿음직한 패밀리 세단’의 대명사로 군림해 온 어코드가 돌연 다른 길을 선언했다. 혼다는 출시 50주년을 맞아 차세대 모델의 핵심 키워드로 ‘스포티한 성격’, ‘역동적 비율’, 그리고 파격적인 ‘디자인’을 제시했다. 수십 년간 쌓아 올린 편안한 가족용 세단 이미지를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옷을 입겠다는 것이다. 과연 어코드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나게 될까.
어코드의 변신 선언은 혼다 북미 법인의 게리 로빈슨 부사장을 통해 공식화됐다. 그는 최근 열린 어코드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미래의 어코드는 지금보다 훨씬 더 스포티한 성격을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히 주행 성능을 조금 개선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의 정체성 자체를 바꾸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사실 어코드의 ‘스포티 DNA’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 V6 엔진과 수동변속기를 조합한 쿠페 모델이나, 강력한 터보 엔진으로 무장했던 스포츠 트림은 운전의 재미를 아는 이들 사이에서 명차로 회자된다. 혼다는 이러한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차세대 모델에 녹여낼 계획이다.
50주년 맞은 어코드, 왜 다시 ‘스포티’를 꺼내 들었나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시점일까. 업계는 전동화 전환기를 맞아 내연기관 세단의 매력을 극대화하려는 혼다의 전략으로 풀이한다. 전기차에 맞서기 위해선 내연기관차만이 가질 수 있는 운전의 즐거움과 역동성을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는 판단이다. ‘아빠차’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젊은 세대까지 아우르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이는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다. 혼다는 최근 패스트백 스타일의 하이브리드 콘셉트카를 공개하며 차세대 디자인의 방향성을 암시했다. 기존의 정적인 세단 실루엣에서 탈피해, 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유려하게 이어지는 라인을 통해 한층 날렵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구현할 가능성이 크다.
1300만 대 신화, 단순한 디자인 변화 그 이상
단순히 디자인만 바꾸는 것이 아니다. 어코드의 역사는 곧 북미 자동차 시장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1976년 68마력짜리 소형 해치백으로 시작한 어코드는 세대를 거듭하며 중형 세단으로 성장했다. 1982년에는 일본 브랜드 최초로 미국 현지 생산에 돌입하는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미국에서만 1300만 대 이상 생산됐으며,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1500만 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처럼 반세기 동안 쌓아 올린 신뢰와 명성은 어코드가 감행할 파격적인 변화의 든든한 자산이다. 만약 당신이 다음 차로 역동적인 주행 감각을 지닌 중형 세단을 고려하고 있다면, 완전히 새로워질 어코드는 기다려볼 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아직 차세대 어코드의 구체적인 출시 시기나 제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혼다가 직접 ‘스포티한 진화’라는 칼을 빼든 만큼, 글로벌 중형 세단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