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싼타페·제네시스 SUV에 적용될 주행거리 확장 전기차(EREV) 기술.

엔진은 발전만, 바퀴는 모터가 굴리는 새로운 방식의 핵심은 이것.

G90 핸들 / 제네시스
G90 핸들 / 제네시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주행거리 확장 전기차(EREV) 판매량이 급증하자 현대자동차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배터리 용량은 절반 가까이 줄이면서도 한 번 주유와 충전으로 1,000km 이상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순수 전기차의 충전 부담과 하이브리드의 복잡한 구조 사이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가 2027년 상반기 미국 시장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싼타페와 제네시스 SUV EREV 모델이 그 중심에 있다. 이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사이의 ‘틈새 기술’로 여겨졌던 EREV를 주력 라인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신호다. 장거리 운행이 잦고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에서 EREV의 가치가 드러난다.

배터리 절반 줄이고 1000km 달리는 원리



싼타페 / 현대자동차
싼타페 / 현대자동차


EREV의 구동 방식은 기존 하이브리드와 근본부터 다르다. 일반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가 번갈아 가며 바퀴를 굴리지만, EREV는 오직 전기모터만이 주행에 관여한다. 내연기관 엔진은 바퀴에 동력을 전달하는 대신, 배터리가 부족할 때 전기를 만드는 ‘발전기’ 역할만 수행한다.

덕분에 운전자는 내연기관의 개입 없이 전기차 특유의 부드럽고 강력한 주행감을 대부분의 상황에서 유지할 수 있다. 충전 스트레스는 줄이면서 전기차의 장점은 누리는 셈이다. 특히 현대차는 EREV용 배터리 용량을 순수 전기차(EV) 대비 55%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작은 배터리로도 충분한 성능을 내는 것이 핵심이다.

제네시스 SUV는 1030km 주행 목표



GV80 / 제네시스
GV80 / 제네시스




구체적인 목표치도 공개됐다. 제네시스 EREV SUV는 최대 640마일, 약 1,030km 주행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아이오닉 전기차의 50% 이하 용량 배터리로 비슷한 출력을 구현하고, 충전 시간은 40% 단축 가능한 EREV 전용 고성능 셀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

물론 이는 아직 계획 단계의 목표 수치다. 실제 양산 모델의 성능과 가격이 어떻게 책정될지가 관건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작은 배터리와 발전용 엔진 조합이 얼마나 효율적인 연비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

시장의 흐름은 EREV에 긍정적이다. 중국에서는 2024년 EREV 판매량이 120만 대로 전년 대비 79%나 급증했다. 현대차가 북미 시장에 싼타페 EREV를 먼저 투입하려는 것도 이런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작은 배터리는 차량 원가와 무게를 줄일 가능성을 열어준다.

싼타페와 제네시스 EREV가 계획대로 시장에 나온다면, 장거리 주행이 잦지만 전기차 충전 환경이 여의치 않은 운전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결국 EREV의 성패는 단순히 긴 주행거리 숫자가 아닌, 실제 운용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에 달려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