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0여 개 전 종목 대상... 투자 심리 요동, 시장 ‘예의주시’

오는 3월 31일, 국내 증시가 1년 4개월 만에 공매도 전면 재개라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한다. 2023년 11월, 금융당국이 불법 무차입 공매도 근절을 명분으로 전격 시행했던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가 해제되며, 약 2,700여 개에 달하는 국내 상장 전 종목에 대한 공매도 거래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으며, 증시 향방에 대한 예측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공매도


과거 사례 분석, 공매도 재개와 주가 변동의 ‘상관관계 희박’

한국 증시에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과거 세 차례 발동된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극심한 시장 혼란기에 투자 심리 안정화와 시장 변동성 축소를 목표로 일시적 금지 조치가 취해졌다. 이후 2021년 코스피200 및 코스닥150 지수 편입 종목에 한해 공매도가 부분적으로 허용되었으나, 외국계 금융사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행위가 적발되며 2023년 11월 다시 한번 전면 금지라는 칼날을 빼 들었다.

그러나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공매도 재개와 주가 흐름 사이에 뚜렷한 인과관계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거 공매도 재개 사례에서도 업종별 공매도 강도와 수익률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며, 즉, 이번 공매도 재개 역시 특정 업종이나 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증권가, “외국인 투자 심리 개선 및 시장 활성화 기대”

증권업계는 이번 공매도 재개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수(롱)와 매도(숏)를 동시에 활용하는 롱숏 전략 등 다양한 투자 기법을 구사하며, 공매도는 이들의 투자 전략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공매도 허용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개선하고, 국내 증시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대체하기 위해 개별 주식 선물 시장을 적극 활용했다. 개별 주식 선물은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주식 현물이 아닌 선물을 매도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방식으로, 공매도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 실제로 개별 주식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 규모는 공매도 금지 직전 3조 원대 중반에서 이달 12조 원까지 급증했다.

한 증권업계 연구원은 “기존 공매도 자금의 상당수가 선물 시장으로 유입되었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에 따른 전체적인 수급 부담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선물 시장에서 공매도 시장으로 자금 이동이 발생할 수 있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시장, ‘선물 부재 종목’ 변동성 확대 및 투자 양극화 심화 우려

그러나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시장과 비교하여 잠재적인 위험 요소가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코스닥150 지수에 편입된 종목 중 개별 주식 선물이 상장되지 않은 종목이 다수 존재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다.

코스피200 종목 중 개별 주식 선물이 상장되지 않은 종목은 태광산업 단 1개에 불과하지만, 코스닥150 종목 중 선물 거래가 가능한 종목은 약 50여 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93개 종목은 선물 거래가 불가능하다. 이처럼 개별 주식 선물이 존재하지 않는 종목은 공매도 재개 이후 수급 측면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주식 투자
투자 전략 및 유의사항, ‘리스크 관리’ 핵심 키워드 부상

공매도 전면 재개는 국내 증시에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은 다음과 같은 전략과 유의사항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코스닥 투자 시 주의: 개별 주식 선물이 상장되지 않은 코스닥 종목 투자 시 철저한 분석과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외국인 투자 동향 주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공매도 활용 전략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기업 실적 및 성장성 기반 투자: 단기적인 수급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실적과 성장성을 꼼꼼히 따져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고평가 종목 경계: 고평가된 종목은 공매도 재개 이후 주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으므로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공매도 규정 숙지: 공매도 관련 규정 및 제도를 충분히 이해하고, 불법 공매도 가능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공매도 재개는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투자 리스크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철저한 시장 분석과 전략 수립을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이어가야 할 것이다.

장해영 기자 jang99@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