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오요안나 SNS
고(故) 오요안나 SNS


MBC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했다.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어머니 장연미 씨가 MBC와의 합의문에 서명한 뒤 눈물을 흘리며 딸의 죽음이 남긴 사회적 과제를 호소했다. 이날 장연미 씨는 “단식 28일 만에 교섭이 합의에 이르렀다. 함께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곡기를 끊었던 그 28일은 꿈같았다. 오늘 MBC에 와서 합의문에 사인하는 것도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그는 딸 오요안나를 떠올리며 “우리 요안나는 MBC에서 일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했고, 누구보다 열심히 방송했다. 그런데 그날 이후 제 삶의 이유는 무너졌다”고 울먹였다. 이어 “처음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MBC에 분노했다. 그러다 딸이 남긴 흔적을 보고 왜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알게 됐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장 씨는 단식 농성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단식을 시작하며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돼야겠다’는 마음으로 곡기를 끊었다”며 “피켓에 적힌 요구들이 기상캐스터의 처우 개선을 위한 것이었는데, 어떤 사람은 ‘왜 이런 걸 요구하냐’고 했다. 하지만 이분들이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얼마나 힘들고 불안하게 일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딸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직장 내 괴롭힘은 개인 간의 갈등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였다”며 “그래서 기상캐스터의 정규직화를 요구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장 씨는 “이번 합의로 불이익을 막을 장치가 마련됐다”며 “MBC가 약속한 재발 방지 대책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방송사 전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약속이 알맹이 없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지속적인 관심을 요청했다.

한편 오요안나는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입사해 ‘MBC 뉴스’와 ‘MBC 뉴스투데이’ 등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향년 28세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 유족이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직장 내 괴롭힘 정황이 담긴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를 발견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안 사장은 “오늘의 이 합의는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MBC의 다짐”이라며 “MBC는 지난 4월 상생협력담당관 직제를 신설해 프리랜서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의 고충을 전담하고, 직장 내 괴롭힘과 부당대우를 예방하기 위한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