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이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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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가 30주년 기념 공연을 펼친다.

‘명성황후’는 1995년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초연을 올린 작품으로 조선 왕조 26대 고종의 왕후이자 시대적 갈등의 중심에 선 명성황후의 삶을 다룬 창작 뮤지컬이다.

이문열의 소설 ‘여우사냥’을 원작으로, 한국 음악계의 거장 김희갑 작곡가와 양인자 작사가가 콤비를 이루어 완성한 50여 곡의 음악은 한국적 정서와 웅장한 선율을 담아내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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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는 단순한 역사적 재현을 넘어, 독창적 무대 연출과 상징적인 무대 디자인으로도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경사진 원형 회전 무대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조선의 몰락과 세계 열강 속에서 침몰해 가는 나라의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현실을 초월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무대 구성은 시대적 비극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내며 호평 받았다.

1997년에는 한국 뮤지컬 사상 처음으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세계 무대에서도 주목받았다. 이후 LA, 런던, 토론토 등에서 공연을 이어가며 한국 창작 뮤지컬의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 국내에서도 2007년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한 데 이어, 2009년에는 한국 창작 뮤지컬 최초로 1,000회 공연을 달성하며 기록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지속적인 변화를 통해 완성도를 높여온 ‘명성황후’는 2015년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호주 출신의 세계적인 편곡자 피터 케이시와 협업을 진행했다. 25주년 기념 공연에서는 LED 패널을 활용한 영상 효과와 기존의 ‘성스루(sung-through)’ 형식을 탈피한 대사 추가로 극적 흐름을 강화했다. 드라마틱한 전개, 속도감 있는 연출, 그리고 과감한 스토리와 안무 재구성 등 현대적 감각을 더한 무대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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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30주년 기념 공연은 그간의 발전과 변화를 집약해 30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낼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측은 지난 2월부터 오디션을 진행하며 일찍부터 관객 기대감을 높였다. 앞서 타이틀롤에 이태원, 김소현, 신영숙, 최지이, 최현주 등을 캐스팅하며 주목을 모았던 바. 의미있는 30주년 공연의 새 얼굴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뮤지컬 ‘명성황후’ 30주년 기념 공연은 대구(12월 10일 ~ 12월 15일)와 부산(12월 20일 ~ 12월 29일)에서 지방 공연을 시작, 2025년 1월 21일(화)부터 3월 30일(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대장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김은진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