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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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직장내 괴롭힘 정황이 공개돼 충격을 안겼다.

지난 31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에서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오요안나 유족들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유족들은 “오요안나가 사망 전 두 번의 극단적 시도를 했다. 지난해 9월 6일 처음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고, 이후 한 번 더 시도하다가 결국 9월 15일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오요안나는 생전 가족에게 회사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했으며 10여 곳의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을 처방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오요안나가 9월 6일 오후 2시경 가양대교에서 뛰어내리려고 했지만, 지나가던 할머니가 머리채를 붙잡고 끌어내려 경찰에 신고했다. “왜 죽으려고 했냐”고 묻자 오요안나는 “직장이 힘들다. 등뼈가 부러져 나올 것같이 아프고 창자가 다 끊어질 것처럼 힘들어 사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차라리 편해지고 싶다”고 답했다고.
사진=사건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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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동의하에 6개월 입원을 제안했으나 오요안나는 “광고 계약 건이 있어서 안 된다. 안 죽는다. 홧김에 해 본 거”라고 했지만, 결국 사망했다.

오요안나의 유서에 따르면 사내 기상캐스터 두 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무시당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상캐스터 동료들의 단톡방 내용이 공개됐다. 단톡방에는 “(오요안나) 완전 미친X이다. 단톡방 나가자. 몸에서 냄새난다. XX도 마찬가지”라는 충격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한 “X가 상대해 줬더니 대들어. (‘더글로리’) 연진이는 방송이라도 잘했지. 피해자 코스프레 겁나 해. 우리가 피해자“라며 조롱하는 글도 발견됐다.

유가족은 오요안나가 ’유퀴즈‘에 출연한 뒤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MBC 측은 대응하지 않았으며 MBC 사내 부고도 올리지 않았다. 사내 고위급 지시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끝까지 진실을 밝혀내고 사과를 받고 싶다“며 참담한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한편, 故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향년 28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휴대폰에서는 원고지 17매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해당 유서에는 오보를 낸 후 고인에게 뒤집어씌우는 등 동료 2명의 괴롭힘이 있었으며, 교육을 이유로 퇴근 시간 후 회사로 호출하거나 퇴근을 막았던 정황이 담겨있었다.

MBC 측은 논란이 확대되자 지난 31일 ”오요안나 씨 사망 사망의 원인과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외부전문가를 위원장으로 하는 진상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는 주말 사이 사전 준비를 거쳐 다음 주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라며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