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배우’와 ‘가왕’의 시작은 중학교 같은 반? 60여 년간 이어진 두 거장의 특별한 인연 재조명
안성기가 직접 밝힌 조용필의 학창 시절과 영화 ‘라디오 스타’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
사진=MBC ‘섹션TV 연예통신’ 캡처
대한민국 영화계와 가요계를 대표하는 두 거장, ‘국민 배우’ 안성기와 ‘가왕’ 조용필의 60년이 넘는 오랜 인연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최고가 된 두 사람이 사실은 중학교 시절 단짝 친구였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놀라움을 안긴다.
안성기는 1월 1일생으로 학교에 일찍 입학해 조용필과 경동중학교 동창이 될 수 있었다. 특히 3학년 때는 출석번호 29번 조용필과 30번 안성기가 나란히 앉는 ‘짝꿍’으로 지내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지낼 정도로 가까운 죽마고우였다.
짝꿍이 된 국민 배우와 예비 국민 가수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은 과거 조용필이 방송에서 직접 언급하며 널리 알려졌다. 그는 1997년 KBS ‘빅쇼’에 출연해 중학생 시절 소풍 사진을 공개하며 안성기와의 추억을 회상했다.
당시 조용필은 “제가 29번, 안성기 씨가 바로 제 짝인 30번이었다”며 “그런데 그때 학교에서 딱 한 학생만 머리를 길렀다. 바로 안성기 씨였다. 그것도 모자라 오전 수업만 하고 점심시간에 집에 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미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스타덤에 오른 안성기의 특별 대우를 재치있게 표현한 것이다.
반면 당시 조용필은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 안성기는 훗날 조용필의 데뷔 50주년 축하 영상에서 “누구도 용필이가 음악을, 자기 몸으로 표현하는 예술을 하게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며 “아마 신만이 알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하며 친구의 성공에 놀라움과 기쁨을 표했다.
영화와 음악으로 이어진 60년 우정
학창 시절 이후 각자의 길에서 최고가 된 두 사람의 우정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됐다. 특히 안성기는 조용필의 노래를 즐겨 부르는 열렬한 팬이었다. 그의 애창곡 중 하나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들을 때마다 몸과 마음이 푸근하게 젖어든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였다.
이들의 우정은 실제 작업으로도 이어졌다. 2006년 개봉한 영화 ‘라디오 스타’에 조용필의 노래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가 삽입된 배경에는 안성기의 역할이 컸다. 안성기가 이준익 감독에게 직접 조용필의 노래 사용을 제안했고, 평소 자신의 곡이 영화에 쓰이는 것을 꺼렸던 조용필은 오랜 친구의 부탁에 흔쾌히 허락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2003년에는 조용필의 정규 18집 타이틀곡 ‘태양의 눈’ 뮤직비디오에 안성기 주연의 1000만 영화 ‘실미도’ 영상이 사용되면서 첫 공식 협업이 성사되기도 했다.
2013년에는 ‘제4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에서 나란히 은관문화훈장을 받아 자리를 빛내는 등, 두 사람은 서로의 인생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하며 대한민국 대중문화사의 살아있는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