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호판 한글 기호는 기본, 숫자와 테두리 상태까지 봐야

사고 나도 보상 못 받아… 불법 개조 차량의 치명적 위험



늦은 밤 귀갓길, 도로 위 노란 번호판을 단 택시는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이 노란색 번호판이 더는 안전의 증표가 아닐 수 있다. 정교하게 위조된 불법 택시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단서는 차량의 번호판 기호, 불법 개조 흔적, 그리고 탑승 방식에 달려 있다. 무심코 잡아 탄 택시가 돌이킬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런 불법 개조 차량이 사고나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폐차 직전의 차량을 불법으로 접합하거나 도난 부품을 사용해 겉모습만 멀쩡하게 꾸민 경우가 많다. 당연히 종합보험 가입은 불가능하다. 만약 사고가 발생하면 승객은 어떤 보상도 받기 어려운 막막한 상황에 놓인다. 심지어 내부 문고리를 개조해 탑승 후 탈출이 불가능하게 만드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번호판 기호 하나로 운명이 갈린다





택시의 합법 여부를 가르는 첫 번째 관문은 번호판의 한글 기호다. 현행법상 개인 및 법인 택시 등 영업용 승용차에는 ‘아, 바, 사, 자’ 네 가지 한글 기호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네 글자가 아니라면 일단 불법 택시로 의심해야 한다.

특히 렌터카에 사용되는 ‘하, 허, 호’를 교묘하게 변조하는 사례도 보고된다. ‘허’의 열린 부분을 막아 ‘아’처럼 보이게 하거나 ‘호’를 ‘사’처럼 보이게 만드는 식이다. 글자의 획 굵기가 부자연스럽거나 꺾임이 어색하다면 즉시 탑승을 거부하는 것이 현명하다. 야간에는 스마트폰 불빛으로 번호판을 비춰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불법 개조 수법은 갈수록 교묘해진다



한글 기호 외에도 확인해야 할 부분은 더 있다. 바로 번호판 앞자리 숫자다. 일반적인 중형 승용 택시의 경우, 번호판 앞 두 자리 숫자는 31번에서 36번 사이로 지정된다. 만약 일반 세단 형태의 택시인데 번호판 앞자리가 화물차나 승합차를 의미하는 70, 80, 90번대라면 차종과 용도가 불일치하는 불법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

번호판 자체의 상태를 살피는 습관도 중요하다. 정상 번호판과 달리 흰색 일반 번호판 위에 노란색 반사 시트지를 덧붙여 위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번호판 테두리가 미세하게 들떠 있거나, 색상이 탁하거나, 빛 반사율이 고르지 않다면 위조를 의심해야 한다. 번호판 주변에 규격 외 LED를 부착해 식별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차량 역시 피해야 할 대상이다.





호출 앱 사용이 최선인 이유



가장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은 길거리에서 즉흥적으로 택시를 잡기보다 호출 앱을 이용하는 것이다. 호출 앱을 사용하면 탑승 전 기사의 사진과 실명, 차량 번호, 차종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이동 경로는 GPS를 통해 서버에 기록으로 남는다. 이는 범죄 시도 자체를 심리적으로 억제하는 강력한 효과를 가진다.

부득이하게 길에서 택시를 잡아야 한다면, 탑승 전 차량 후면 전체가 나오도록 사진을 찍어두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촬영한 사진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전송하는 행동만으로도 운전자에게 ‘이 승객은 추적 단서를 남겼다’는 경고 신호를 보낼 수 있다. 탑승 후에는 좌석 앞에 부착된 운전자격증 사진과 실제 운전자의 얼굴을 반드시 대조해야 한다. 사진이 낡았거나 훼손 흔적이 있다면 다른 사람의 자격증을 도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택시를 타는 것은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함이지, 위험을 감수하는 모험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소해 보이는 몇 가지 확인 습관이 잠재적인 범죄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패가 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