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7천 가구 식수 책임지는 ‘현역’ 보호구역, 모르고 가면 낭패
하늘 찌르는 편백나무 숲길… ‘이것’ 4가지는 절대 반입 금지
법기수원지 데크 산책로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80년 만에 빗장이 풀린 숲이 무료로 개방됐다는 소식에 주말 나들이객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이곳은 일반적인 휴양림이나 공원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른 공간이다.
이곳의 정체는 바로 상수원 보호구역이다. 잘 보존된 자연 생태계를 누릴 수 있는 대신, 방문객이 지켜야 할 엄격한 규칙이 존재한다.
입장료가 없다는 점만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찾았다가는 입구에서부터 당황할 수 있다. 실제로 일부 방문객들은 준비해 온 도시락과 음료를 차에 두고 와야 했다.
숲 터널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80년간 빗장을 걸어 잠근 진짜 배경
이곳의 공식 명칭은 경남 양산시 동면에 위치한 법기수원지다. 1927년에 착공해 1932년 완공된 이곳은 단순한 저수지가 아니라, 부산 금정구 일대 7,000여 가구에 식수를 공급하는 현역 상수원이다.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기에 수질과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80여 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다. 대중에게 문을 연 것은 2011년 7월 15일,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무료입장보다 값진 자연 생태계
법기수원지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오랜 통제 덕분에 법기수원지의 숲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깊이를 간직하고 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은 30~40m 높이의 개잎갈나무와 편백나무 숲은 울창한 터널을 이루며 피톤치드를 뿜어낸다.
숲속 깊은 곳은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수령 140년이 넘는 거대한 반송과 일곱 개 가지로 뻗어 나간 ‘칠형제 반송’은 이곳의 상징과도 같다.
방문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엄격한 규칙
법기수원지 방문의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이용 수칙이다. 상수원 보호구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음식물, 반려동물, 자전거, 돗자리 4가지 품목의 반입이 엄격히 금지된다. 가족과 함께 김밥을 먹으며 소풍을 즐기는 평범한 주말을 상상했다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입장료는 무료지만 주차 요금은 2,000원이 발생한다. 운영 시간은 하절기(4~10월)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동절기(11~3월)는 오후 5시까지로 제한된다.
법기수원지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화려한 휴식보다는 자연의 가치를 존중하며 조용히 걷는 이들에게 이곳은 진가를 드러낸다. 80년 동안 숨겨져 있던 숲의 진짜 숨결을 느끼고 싶다면, 인파가 덜한 평일 오전에 방문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법기수원지 저수지 / 사진=한국관광공사 김지호
법기수원지 침엽수림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