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장’ 촬영지 총정리
근포땅굴부터 호텔 리베라 거제까지

사진=SBS ‘김부장’
사진=SBS ‘김부장’
평온한 바다를 등지고 누군가는 도망치고, 누군가는 집요하게 뒤를 쫓는다. SBS 금토드라마 ‘김부장’ 속 거제는 익숙한 휴양도시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오래된 훈련장과 어두운 땅굴은 극의 긴장감을 끌어올리고, 해안 마을과 바다가 보이는 숙소는 인물들의 숨 고르기를 담아낸다.

드라마의 주요 장면은 옛 거제예비군종합훈련장과 근포땅굴, 호텔 리베라 거제, 소낭구펜션 등에서 촬영됐다. 거제 남부면에서 일운면까지 이어지는 촬영지를 따라가면 드라마 속 거친 액션과 남해의 여유로운 풍경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촬영지만 보고 돌아서기 아쉽다면 와현모래숲해변과 바람의 언덕, 신선대까지 묶어 거제 남부권 여행 코스로 확장해 보자.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사진=대한민국 구석구석
■ 어둠 끝에 바다가 열린다…근포땅굴

‘김부장’ 거제 촬영지 가운데 여행객이 가장 편하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은 남부면 저구리의 근포마을 땅굴이다. 일제강점기에 군사시설 용도로 조성된 것으로 알려진 인공 동굴로, 여러 개의 땅굴 가운데 안쪽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구도가 특히 유명하다.

어두운 내부와 밝은 바다의 명암 차이 덕분에 동굴 입구에 사람이 서기만 해도 실루엣 사진이 완성된다. 오전과 한낮에는 푸른 바다가 선명하게 담기고, 해 질 무렵에는 붉은 하늘이 동굴 끝을 채운다. 드라마 속 긴박한 분위기를 떠올리고 싶다면 내부에서 바깥쪽을 바라보며 장면을 재현해 보는 것도 좋다.

다만 촬영 명소인 만큼 주말과 휴가철에는 대기 줄이 생길 수 있다. 한 장소를 오래 차지하기보다 미리 구도를 정한 뒤 짧게 촬영하는 것이 좋다. 바닥이 고르지 않고 물기가 남아 있을 수 있어 미끄럽지 않은 운동화를 신는 편이 안전하다. 관람 후에는 근포항 방파제와 마을 해안을 천천히 걸으며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사진=SBS ‘김부장’
사진=SBS ‘김부장’


■ 실제 훈련장의 거친 질감…옛 거제예비군종합훈련장

주요 인물들의 과거 훈련 장면이 촬영된 옛 거제예비군종합훈련장은 작품의 액션과 서사를 뒷받침한 공간이다. 실제 훈련시설이 지닌 콘크리트 구조물과 거친 분위기가 별도의 대형 세트 없이도 현실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곳은 일반 관광객을 위한 정식 관람시설이 아니다. 촬영지라는 이유로 무단 진입하거나 통제시설을 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현장 접근과 출입 가능 여부는 관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내부 관람을 목적으로 방문하기보다 드라마의 배경이 된 장소라는 점에 의미를 두는 것이 좋다.

사진 촬영과 관광 편의성을 고려하면 옛 훈련장보다는 누구나 방문할 수 있는 근포땅굴을 대표 촬영지로 잡고 일정을 짜는 편이 효율적이다. 폐시설이나 통제구역에서는 촬영지 인증보다 안전과 사유지 보호가 우선이다.
사진=호텔 리베라
사진=호텔 리베라


■ 바다 앞에서 하루 머물기…호텔 리베라 거제와 와현해변

일운면에 자리한 호텔 리베라 거제도 ‘김부장’에 등장한 촬영지다. 액션 장면과는 다른 차분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공간으로, 거제 남동쪽 바다와 가까운 입지가 장점이다.

호텔 앞에는 고운 모래와 완만한 해안선이 인상적인 와현모래숲해변이 있다. 촬영지 탐방을 마친 뒤 바닷가를 걷거나 여름철 해수욕을 즐기기에 좋다. 인근 구조라항에서는 외도와 해금강 방면 유람선을 이용할 수 있어 숙박과 해상 관광을 한 동선에 넣기도 편하다.

근포땅굴에서 출발하면 남부면 해안을 따라 북상해 일운면으로 이동하는 코스가 된다. 거제의 굴곡진 해안과 섬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도로에 굽은 구간이 많아 이동 시간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한다. 성수기에는 숙소와 유람선이 빠르게 마감될 수 있으므로 예약 여부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사진=소낭구펜션
사진=소낭구펜션
■ 소낭구펜션에서 만나는 조용한 거제

일운면 마전리에 위치한 소낭구펜션은 호텔과는 또 다른 거제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촬영지다. 소나무와 한옥의 정취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화려한 관광시설보다 조용히 머무는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어울린다.

주변에는 옥화마을과 해안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길이 이어진다. 작은 마을을 둘러볼 때는 주민의 생활공간과 사유지를 침범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드라마에 등장한 구도와 정확히 같은 장소를 찾기 위해 골목 안쪽으로 무리하게 들어가기보다, 공개된 도로와 산책 가능한 공간에서 마을 풍경을 즐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운면에는 와현모래숲해변과 구조라해수욕장, 지세포항 등 여행지가 모여 있다. 소낭구펜션과 호텔 리베라 거제를 함께 둘러본 뒤 해변이나 항구에서 저녁을 보내면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사진=거제 바람의 언덕
사진=거제 바람의 언덕
■ 바람의 언덕·신선대까지…하루 코스는 이렇게

‘김부장’ 촬영지 여행은 근포땅굴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오전에 근포땅굴을 둘러본 뒤 도장포로 이동해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를 걷고, 오후에는 와현모래숲해변과 호텔 리베라 거제 주변을 찾는 순서다. 숙박 여행이라면 일운면에서 하루를 보낸 뒤 다음 날 외도 보타니아나 해금강 유람선을 추가할 수 있다.

바람의 언덕은 도장포마을 북쪽의 완만한 언덕으로, 풍차와 바다를 한 화면에 담을 수 있는 거제의 대표 명소다. 인근 신선대에서는 바위와 몽돌해변, 다도해 풍경을 함께 조망할 수 있다. 외도와 해금강 유람선은 기상과 파도 상황에 따라 운항 일정이 달라질 수 있어 출발 전 확인이 필요하다.

‘김부장’은 거제를 단순히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로만 보여주지 않았다. 군사시설의 흔적이 남은 공간과 어두운 땅굴, 조용한 해안 마을을 한 작품 안에 담으며 거제가 가진 여러 얼굴을 끌어냈다. 화면 속 긴박했던 장소에서 실제로 마주하는 것은 파도 소리와 여름 바람이다. 드라마의 장면을 따라 걷다가 남해의 풍경에 잠시 머무는 것, 그것이 이번 촬영지 여행의 가장 큰 재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