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이 생기기 전부터 국가가 인정한 명승 제38호 백학봉의 위엄

천연기념물 숲과 350년 된 고목, 단풍 말고도 볼거리는 충분했다

백양사 백학봉 / 사진=백양사
백양사 백학봉 / 사진=백양사
전남 장성 백양사는 흔히 ‘단풍 사찰’로 알려져 있다. 매년 가을이면 붉게 타오르는 애기단풍을 보려는 인파로 북적인다. 그러나 백양사의 진면목은 화려한 단풍 너머에 숨어 있다.

이곳은 1400년의 역사를 품은 고찰이자, 사찰이 들어서기 전부터 그 가치를 인정받은 국가 지정 명승이다. 심지어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마주하는 숲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백양사 단풍 / 사진=백양사
백양사 단풍 / 사진=백양사

사찰보다 먼저 인정한 바위 절경

내장산국립공원 백암산 지구에 자리한 백학봉은 해발 730m 높이에 거대한 흰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펼쳐진 곳이다.

이 압도적인 바위 능선과 아래 쌍계루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만으로 2008년 국가 명승 제38호로 지정됐다.
백양사 / 사진=백양사
백양사 / 사진=백양사


가을 단풍이 유명세를 얻었을 뿐, 계절과 무관하게 백학봉의 지형적 위엄만으로도 방문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찰 건물이 아닌 자연 경관이 먼저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셈이다.

백제부터 이어진 1400년의 무게

백양사의 역사는 백제 무왕 시기인 서기 6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자리를 지켜온 고찰이다.

경내에는 국가지정 보물인 소요대사부도를 비롯해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 3점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백양사 쌍계루 / 사진=백양사
백양사 쌍계루 / 사진=백양사
이러한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장성군은 2026년 7월부터 백양사를 공식적인 ‘장성 관광명소 7선’에 포함하기로 확정했다.

단풍나무가 전부가 아닌 이유

백양사를 둘러싼 숲은 또 다른 보물이다. 고려 고종 때 각진국사가 조성했다고 전해지는 비자나무 숲은 그 규모가 71만 697㎡에 달한다.

이 숲은 1962년 12월 3일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백양사 모습 / 사진=백양사
백양사 모습 / 사진=백양사


경내에 자리한 350년 수령의 고불매 역시 천연기념물이다. 입구에서부터 늘어선 수백 년 된 갈참나무 거목들까지, 백양사는 사계절 내내 깊은 숲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백양사는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 제3주차장에서 쌍계루까지 이어지는 2.3km 구간은 완만한 흙길로 조성돼 있다.
백양사 풍경 / 사진=백양사
백양사 풍경 / 사진=백양사



가파른 산길이 부담스러운 이들도 편안히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사찰 입구까지의 진입로 역시 잘 정비되어 있으며, 관람료와 주차료는 모두 무료다. 상시 운영되는 템플스테이는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을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된다.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