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악의 오프로드 코스, 케냐 사파리 랠리에서 펼쳐지는 극한의 레이스.

미쉐린, 피렐리도 제친 한국타이어의 기술력이 토요타의 5연패를 저지할 수 있을까.

GR 야리스 랠리1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GR 야리스 랠리1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의 주말, 아프리카 케냐에서는 지구상 가장 혹독한 자동차 경주가 막을 올린다. 바로 세계 랠리 챔피언십(WRC)의 ‘사파리 랠리’다. 올해는 그 중심에 한국의 기술력이 시험대에 오른다. 극한의 코스, 새로운 타이어 기술, 그리고 자존심을 건 팀 경쟁 속에서 과연 어떤 드라마가 펼쳐질 것인가.

이번 사파리 랠리는 WRC 공식 타이어 독점 공급사로 선정된 한국타이어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미쉐린, 피렐리와 같은 쟁쟁한 브랜드를 제치고 따낸 공급권인 만큼, 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의 시선이 케냐의 흙먼지 위를 달리는 타이어에 집중되고 있다.

완주 자체가 목표인 죽음의 코스



다이나프로 R213 / 사진=한국타이어
다이나프로 R213 / 사진=한국타이어


사파리 랠리는 ‘죽음의 랠리’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험난한 코스로 악명 높다. 올해는 기존의 도심 구간을 없애고 나이바샤 호수 주변의 오프로드 구간에 더욱 집중했다. 총 300km가 넘는 경쟁 구간은 드라이버와 차량 모두의 한계를 시험한다.

날카로운 암석은 타이어를 순식간에 찢어버리고, ‘페시페시’라 불리는 고운 모래는 차체를 삼킬 듯 달려든다. 여기에 예측 불가능한 폭우가 쏟아지면 순식간에 진흙탕으로 변하는 사바나 초원까지, 모든 구간이 위험요소로 가득하다. 드라이버들 사이에서 ‘완주만 해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승부의 키, 한국타이어의 신무기



2025 월드랠리챔피언십 / 사진=현대차
2025 월드랠리챔피언십 / 사진=현대차


이러한 극한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타이어는 SUV 전용 오프로드 레이싱 타이어 ‘다이나프로 R213’을 전면에 내세웠다. 특히 이번 케냐 랠리에서는 처음으로 ‘소프트 컴파운드’ 타이어를 선보인다. 이는 젖거나 미끄러운 노면에서 접지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인 선택이다.

또한 진흙, 자갈, 모래 등 거친 비포장도로의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타이어 내부 구조인 케이싱을 강화했다. 장거리 주행에도 꾸준한 성능을 유지하도록 내열성과 내마모 성능을 끌어올린 점도 특징이다. 한국타이어는 이 신무기를 위해 전 세계 8개국에서 2,000km 이상의 실차 테스트를 거치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토요타 5연패 저지할까 현대차의 설욕전



팀 간의 경쟁 구도 역시 흥미롭다. 강력한 우승 후보는 단연 ‘토요타 가주 레이싱’이다. WRC 복귀 이후 사파리 랠리에서 4년 연속 우승컵을 들어 올린 토요타는 ‘랠리의 전설’ 세바스티앙 오지에를 필두로 5연패라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에 맞서는 ‘현대 쉘 모비스 월드 랠리 팀’의 각오는 남다르다. 작년 대회에서 아쉽게 2위와 3위에 머물렀던 만큼, 올해는 반드시 정상에 서겠다는 목표다. M스포트 포드 팀까지 가세하며 3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각 팀의 타이어 선택과 운영 전략이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프리카의 대지 위에서 펼쳐질 한국 기술의 도전이 어떤 결실을 볼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