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2026년형 그레칼레 출시하며 가격 인하와 성능 강화 동시 적용
전기차 폴고레 최대 2850만 원 할인으로 1억 초반대 진입
5년 무제한 보증 내걸고 독일차 독주 럭셔리 SUV 시장 정조준
마세라티 그레칼레 / 사진=마세라티
이탈리아의 자존심 마세라티가 작심하고 칼을 빼 들었다. 독일차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럭셔리 SUV 시장에서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성능은 대폭 끌어올린 공격적인 신차를 투입하며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마세라티 코리아는 최근 2026년형 ‘그레칼레’를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이번 연식 변경 모델은 단순한 상품성 개선을 넘어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앞세웠다는 점에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국내 판매량이 전년 대비 96%나 급증하며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마세라티는 이번 신형 그레칼레를 통해 상승세에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은 낮추면서도 핵심 사양은 오히려 강화하는 ‘역주행’ 전략으로 포르쉐 카이엔, 마칸 등 경쟁 모델 수요층을 흡수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 사진=마세라티
성능은 올리고 가격은 내린 기이한 전략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엔트리 모델인 ‘그레칼레 GT’다. 통상 연식 변경이나 신차 출시 때 가격을 인상하는 업계 관행을 깨고 가격 장벽을 낮췄다. 그러면서도 심장은 더 강력해졌다. 기존 300마력이었던 최고출력을 330마력으로 30마력이나 끌어올려 마세라티 특유의 배기음과 달리기 성능을 강화했다. 2.0L 직렬 4기통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단 5.3초 만에 주파하는 민첩함을 선사한다.
마세라티 MC퓨라 / 사진=마세라
가격은 1억 1040만 원으로 책정됐다. 경쟁 모델들이 옵션을 추가하면 1억 원 중반대를 훌쩍 넘기는 것을 고려하면 공격적인 가격표다. 상위 트림인 모데나 역시 1억 1860만 원으로 책정됐는데, 기존에 옵션으로 제공되던 파노라마 선루프와 클라이밋 패키지 등 소비자 선호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해 실질적인 가격 인하 효과는 870만 원에 달한다. 이는 ‘깡통차’ 논란을 원천 차단하고 상품성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슈퍼카 DNA 심은 고성능과 파격 할인 전기차
고성능 라인업과 전기차 모델에서는 할인 폭이 더욱 두드러진다. 마세라티의 슈퍼카 MC20의 심장인 ‘네튜노’ 엔진을 이식한 최상위 모델 ‘트로페오’는 최고출력 530마력이라는 괴물 같은 성능을 자랑한다. 제로백 3.8초, 최고속도 285km/h라는 수치는 SUV의 탈을 쓴 스포츠카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 그럼에도 가격은 전작 대비 420만 원 낮춘 1억 6480만 원으로 책정해 고성능 SUV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실내 / 사진=마세라티
가장 충격적인 조건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 ‘폴고레’다. 558마력의 강력한 출력과 에어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탑재한 이 모델은 정가 1억 5230만 원에서 프로모션을 적용할 경우 약 2850만 원이 할인된다. 실구매가는 1억 2380만 원까지 떨어지는데, 이는 동급 럭셔리 전기 SUV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든 가격대다. 최근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을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마진을 최소화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수입차 고질병 AS 공포 지운다
마세라티 그레칼레 폴고레 / 사진=마세라티
마세라티는 그동안 수입차 구매를 망설이게 했던 유지비와 AS 문제에 대해서도 파격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2026년형 그레칼레 구매 고객 전원에게 ‘5년 무제한 마일리지 보증’이라는 업계 최고 수준의 혜택을 제공한다. 주행 거리와 상관없이 5년 동안 제조사가 품질을 보증한다는 것은 내구성 품질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정책이다. 여기에 3년 무상 유지보수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소모품 교환 비용 부담도 덜었다.
내년에는 기존 고객 관리 프로그램인 ‘더 트라이던트 클럽’을 론칭해 충성 고객 확보에도 나선다. 단순히 차를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탈리안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는 복안이다. 독일차의 흔한 감성에 피로감을 느끼거나 남들과 다른 희소성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마세라티의 이번 행보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격 정책이 국내 수입차 시장의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