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량은 줄었는데 순이익 41% 급증, 환율 악재 속 스텔란티스의 반전 드라마
지프의 부진을 메운 푸조와 마세라티, 전기차와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핵심이었다.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자동차 시장의 한파 속에서 이례적인 성적표가 공개됐다. 지프, 푸조, 마세라티 브랜드를 국내에 유통하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판매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오히려 41% 급증하는 기염을 토했다. 높은 환율과 주력 브랜드의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어떻게 극복했을까. 그 비결의 중심에는 마세라티의 성장, 푸조의 예상 밖 선전, 그리고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
마세라티의 질주, 전기 SUV가 이끌다
이번 실적 방어의 일등 공신은 단연 마세라티였다. 지난해 304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1.1%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의 활약이 눈부셨다. 92대가 팔린 폴고레는 558마력의 강력한 성능과 1회 충전 400km에 달하는 주행거리로 고가의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마세라티는 올해 그레칼레의 가격을 최대 870만 원 인하하는 공격적인 정책을 내세워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지프 랭글러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예상 깬 푸조의 선전, 단종 앞둔 모델의 힘
지프의 부진을 메운 또 다른 축은 푸조였다. 라인업이 축소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중형 및 준중형 SUV가 힘을 냈다. 놀라운 점은 모델 체인지를 앞둔 구형 모델들이 판매를 견인했다는 사실이다.
중형 SUV 푸조 5008은 신형 출시를 앞두고도 287대가 팔려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준중형 3008 역시 337대가 판매되며 240%가 넘는 폭발적인 성장을 보였다. 모델 교체 시기임에도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찰제와 글로벌 최저가 승부수 통했다
푸조 5008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푸조의 반등 뒤에는 과감한 가격 정책의 변화가 있었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작년부터 푸조 브랜드에 딜러사별로 천차만별이던 할인 구조를 없애고 ‘직판 정찰제’를 도입했다. 가격 협상의 여지가 줄어 판매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프랑스 현지보다 저렴한 ‘글로벌 최저가’ 전략을 병행하며 가격 투명성과 경쟁력을 동시에 잡았다. 이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동시에 소비자 구매 부담을 낮추는 효과를 낳으며 판매량 증가의 핵심 동력이 됐다.
부진의 늪 빠진 지프, 랭글러만 고군분투
반면, 스텔란티스코리아의 주력 브랜드인 지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판매량은 2,072대로 전년 대비 21.2%나 감소했다. 시장 경쟁 심화와 신차 부재가 뼈아팠다.
그나마 정통 오프로더 랭글러가 1,295대 팔리며 7.3% 성장해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그랜드 체로키, 글래디에이터 등 다른 주력 모델들은 모두 판매량이 뒷걸음질 쳤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올해 5008 하이브리드와 그랜드 체로키 부분 변경 모델 등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할 계획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