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신형 크로스오버 ‘필랑트’, 챗GPT 기반 AI 도우미 탑재해 화제

SKT ‘에이닷 오토’까지 최초로 적용,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도전장

에이닷 오토 / 사진=SK텔레콤
에이닷 오토 / 사진=SK텔레콤


두꺼운 종이 설명서를 뒤적이는 시대가 저물고 있다. 르노코리아가 선보인 신형 크로스오버 ‘필랑트’는 운전자와 자동차의 소통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신호탄이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개인 맞춤형 비서, 그리고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라는 세 가지 핵심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과연 자동차에 탑재된 챗GPT는 우리의 운전 경험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말로 물어보면 끝, 챗GPT 품은 내 차 도우미



르노코리아는 E세그먼트 신차 ‘필랑트’에 OpenAI의 챗GP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량 안내 앱 ‘팁스(TIPS)’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핵심 기능인 ‘AI 내차 도우미’는 운전자가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질문하면, AI가 대화 형식으로 차량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더 이상 복잡한 메뉴를 찾거나 정확한 키워드를 입력하려 애쓸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 안개가 꼈는데, 전조등은 어떻게 켜?”라고 물으면 상황에 맞는 조작법을 즉시 안내받을 수 있다. 이는 단순 키워드 검색을 넘어 문맥을 파악하는 AI의 능력 덕분이다. 디지털 설명서는 내 차 알기, 주행, 편의장치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종 경고등 정보와 공지사항도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된다.

에이닷 오토 / 사진=SKT
에이닷 오토 / 사진=SKT




운전자 습관까지 학습하는 개인 비서의 등장



필랑트에는 ‘팁스’와 더불어 SKT의 차세대 차량용 AI 에이전트 ‘에이닷 오토(A. auto)’가 국내 최초로 적용됐다. 에이닷 오토는 단순한 음성 명령 수행을 넘어, 운전자의 평소 습관과 패턴을 학습하는 한 단계 진화한 모습을 보인다.

운행 기록, 운전 스타일, 현재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령 특정 요일과 시간대에 카페를 자주 방문하는 운전자에게는 비슷한 상황이 되면 근처의 새로운 카페를 먼저 추천해주는 식이다. 차량이 운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먼저 제안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드웨어를 넘어 사용 편의성 경쟁으로



자동차 시장의 경쟁 구도가 바뀌고 있다. 엔진 성능이나 디자인 같은 하드웨어의 격차가 줄어들면서, 얼마나 쉽고 직관적으로 차량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지가 브랜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 르노코리아 역시 차량 기능이 복잡해질수록 ‘사용의 용이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했다.

최성규 르노코리아 연구소장은 “AI 기반 안내 기능으로 고객이 차량을 더 쉽고 편리하게 활용하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물론 실제 주행 환경에서의 응답 정확도나 한국어 이해 수준, 네트워크 안정성 등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생성형 AI를 활용한 사용성 경쟁은 이미 자동차 기술의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부산 공장에서 생산되어 지난 3월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 필랑트는 단순한 신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도하는 E세그먼트 시장에서 르노코리아가 던진 기술적 승부수이기 때문이다. 이번 AI 도입 전략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