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내수용이라 불렸던 BYD, 비중국 시장서 현대차 첫 추월.

국내 수입차 판매 5위로 올라서며 본격적인 경쟁 예고.

렉서스ES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렉서스ES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지각 변동이 심상치 않다. 한때 ‘중국 내수용’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던 BYD가 무서운 기세로 영토를 확장하며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비(非)중국 시장에서 처음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을 추월한 것은 단순한 순위 경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BYD의 약진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 가파른 국내 시장 점유율 상승, 그리고 이에 맞선 현대차의 반격 전략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요약할 수 있다. 과연 이들의 질주가 일시적인 돌풍에 그칠지, 아니면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는 태풍이 될지 이목이 쏠린다.

중국 넘어 세계로 현대차 꺾은 이변



BYD 아토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BYD 아토3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BYD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41.8% 증가한 62만 7,000대의 전기차를 판매했다. 이는 같은 기간 60만 9,000대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을 처음으로 앞지른 기록이다. 현대차그룹은 판매량이 11.8%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며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러한 결과는 BYD가 더 이상 중국 내수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명백한 증거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면서도 배터리를 자체 생산해 공급망을 안정시킨 전략이 유럽과 아시아 등 주요 해외 시장에서 통한 것으로 분석된다. 구조적인 체질 개선이 이뤄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 시장 상륙 1년 매서운 돌풍



BYD의 공세는 국내 시장에서도 거세다.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1년여 만에 수입차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2026년 1월 한 달간 1,347대를 판매하며 BMW, 벤츠, 테슬라, 렉서스에 이어 수입차 판매 5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2025년 한 해 동안 6,000대 이상을 판매하며 다진 기반 위에서 이뤄낸 성과다. 업계에서는 초기 시장 진입 속도만 놓고 보면 과거 테슬라의 확장세보다 빠르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저렴한 가격표 뒤에 숨겨진 기술력과 상품성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서서히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의 반격 카드 중국 현지화 전략



안방 시장을 위협받는 동시에 글로벌 순위에서도 밀려난 현대차는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친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최근 내부 메시지를 통해 중국 사업 재정비 계획을 밝히며 의지를 다졌다.


핵심은 2027년까지 중국 시장에 특화된 전기차 6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하는 것이다.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요구를 철저히 반영한 모델로 실추된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구도가 각 지역별 맞춤 전략의 성패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YD가 국내에서 연간 ‘1만 대 클럽’ 진입을 목표로 PHEV 모델 라인업까지 확충할 계획”이라며 “글로벌 무대에서 시작된 순위 변동이 국내 시장의 점유율 경쟁으로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