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000원 시대, 4050 고객이 선택한 진짜 이유

수입차 최단 기록 뒤에 숨은 3가지 성공 전략은

“중국차는 안 산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BYD코리아가 국내 첫 고객 인도 11개월 만에 누적 판매 1만 대를 돌파하며 시장의 예상을 뒤엎었다. 이 놀라운 성과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 때문이 아니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구매자 구성의 특징, 그리고 치밀한 네트워크 전략이 맞물린 결과다.

4050 실리 소비층이 시장을 움직였다

결과를 만든 주역은 의외의 소비층이었다. BYD 구매 고객 데이터는 주목할 만한 사실을 보여준다. 전체 구매자 중 한국 국적 고객이 98%에 달하며, 법인보다 개인 고객 비중이 79%로 월등히 높다. 이는 수입차 평균(65%)을 훌쩍 넘는 수치다.

특히 40대(34.6%)와 50대(30.8%)가 전체의 65.4%를 차지했다. 이들은 생애 첫 차 구매자보다는 여러 차를 경험해 본, 실리를 따지는 세대다. 고유가 시대에 전기차 유지비의 장점을 고려하면서도, 브랜드의 신뢰도와 사후관리까지 꼼꼼히 따져본 후 지갑을 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 한 대로 승부하지 않은 라인업 전략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 점도 주효했다. BYD코리아는 현재 아토3(준중형 SUV), 씰(중형 세단), 씨라이언7(중형 SUV), 돌핀(소형 해치백)까지 총 4개 모델, 8개 트림을 운영 중이다. 특정 인기 모델 하나에 의존하는 대신, 차급별로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중형 SUV 씨라이언7이 월 500대 이상 팔리며 주력으로 자리 잡고, 소형 해치백 돌핀이 2,000대 넘는 계약고를 올리며 엔트리 시장을 공략하는 식이다. 만약 당신이 3~4인 가족용 SUV 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씨라이언7을, 도심 주행용 세컨드카를 고민한다면 돌핀을 검토 목록에 올릴 수 있는 구조다.

판매보다 서비스센터 확충에 집중한 이유





수입 전기차 브랜드의 성패를 가르는 마지막 열쇠는 사후관리다. BYD코리아는 이 점을 정확히 파고들었다. 전국에 전시장 32곳과 서비스센터 17곳을 이미 확보했으며, 연내 서비스센터를 26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판매 거점(전시장)은 3곳 늘리는 데 비해 정비망(서비스센터)은 9곳을 더 확충하는 계획이다. 이는 판매 이후의 고객 경험과 신뢰도 확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신호다. 수도권에 집중되지 않고 비수도권 판매 비중이 53%에 달하는 배경에도 이 같은 전국 단위 네트워크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BYD의 다음 행보는 하반기 출시 예정인 DM-i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현상과 높은 하이브리드 선호도를 고려한 전략적 선택이다.

충전 스트레스는 줄이면서 전기차의 경제성은 누리고 싶은 대기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카드다. 11개월 만의 1만 대 판매로 다져진 기반 위에서 BYD가 내놓을 다음 카드가 국내 친환경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