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한 6단 게이트 기어 뒤에 숨겨진 8단 듀얼클러치의 정체
전 세계 1,499대 한정, 아날로그 감성을 위해 페라리가 내놓은 기묘한 해법
12칠린드리 마누알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페라리가 전 세계 자동차 마니아들을 다시 한번 흥분시키고 있다. 순수한 운전의 즐거움을 표방한 특별 한정판 ‘12칠린드리 마누알레’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핵심은 단연 ‘아날로그 감성’의 귀환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정교한 ‘전자 제어’ 기술과 약 ‘10억 원’을 호가하는 가격표가 붙었다.
클러치를 밟고 묵직한 금속 변속기를 움직이는 순간, 운전자는 익숙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경험과 마주하게 된다.
12칠린드리 마누알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아날로그 감성을 위해 수동을 버린 이유
겉모습은 영락없는 전통 수동 변속기다. 클래식 페라리의 상징과도 같은 6단 게이트 기어와 3개의 페달이 운전자를 맞이한다.
하지만 이 차의 심장은 실제 기계식 변속기가 아니다. 동력은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DCT)가 전달하며, 운전자의 조작은 ‘마누알레 바이 와이어’라는 전자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12칠린드리 마누알레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페라리는 완벽한 변속을 보장하는 DCT의 효율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전자가 느끼는 기계적 저항감과 변속 충격, 심지어 시동이 꺼지는 실수까지 정교하게 재현해냈다. 순수한 감성만을 위해 기술을 역으로 활용한 셈이다.
10억 원 가격표가 붙은 성능과 가치
파워트레인은 페라리의 심장, 6.5리터 V12 자연흡기 엔진이 책임진다. 최고 출력 830마력, 최고 속도 340km/h를 넘어서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2.9초면 충분하다.
만약 당신이 이 차를 구매할 기회를 얻는다면,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하나의 예술품을 소유하는 경험과 마주할 것이다. 외관은 과거 명차인 365 GTB/4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계승했다.
전용 핀스트라이프 그래픽과 레이저 각인 배지, 5스포크 단조 휠 등은 한정판의 특별함을 더한다. 실내 곳곳에도 알루미늄과 금속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해 소장 가치를 극대화했다.
12칠린드리 마누알레는 페라리의 첫 12기통 엔진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아 전 세계 1,499대만 한정 생산된다. 이미 전 세계 수집가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북미 기준 판매 가격은 67만 5,000달러(약 9억 3,000만 원)부터 시작한다. 국내에 들어올 경우 각종 세금을 포함하면 10억 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시대에 가장 아날로그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동원한 페라리의 역설적인 선택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

